[황장석기자의 아시아 창] 태국, 인권 무시한 마약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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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4-16 09:52
입력 2005-04-16 00:00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마약 복용자가 인구의 5%에 이르는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것이지만 벌써부터 인권 침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2003년 첫번째로 치른 마약 전쟁에서 그는 “마약밀매상이 갈 곳은 감옥이나 무덤뿐”이라고 말하며 경찰의 무자비한 인권 침해를 용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정부는 6월까지 마약 복용자를 6만명 이하로 줄이고 연말까지 ‘마약 청정국가’로 만들겠다고 지난 11일 공표했다.2003년 1차 마약 전쟁, 지난해 2차 전쟁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태국의 마약 문제는 ‘전쟁’이란 단어를 사용할 만큼 심각하다. 유엔 자문기구인 국제마약통제부(INCB)에 따르면, 태국 인구의 5%가량인 300만여명이 필로폰 알약인 ‘야바’를 복용한다. 마약은 대부분 미얀마에서 제조돼 곧바로 태국 국경을 거쳐 밀수되거나 라오스, 캄보디아 등을 통해 반입되고 있다. 태국과 라오스, 미얀마의 국경지대는 ‘마약왕’ 쿤사가 악명을 떨치던 ‘골든 트라이앵글’.

마약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인권 침해 우려가 나오는 것은 과거 마약 전쟁에서 피의자들이 재판과정도 없이 경찰에 의해 사살되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2002년 태국에서 살인사건 사망자 수가 한달 평균 200명이었던데 비해 2003년 2∼4월 1차 마약 전쟁 기간 중 2월 한달에만 1100여명이 숨지는 등 3개월간 3000여명이 숨졌다. 경찰은 당시 7월까지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피의자는 129명이었고 마약상들이 서로 총격전을 벌이다 숨졌다고 밝히고 있지만 국제사면위원회와 언론 등은 사망자 대부분이 정부의 용인하에 경찰에 의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경찰이 당시 검거 자료로 사용한 블랙리스트에는 마약과 관련없는 사람들도 상당수 포함됐다고 인권단체와 언론 등은 지적하고 있다.

surono@seoul.co.kr
2005-04-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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