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 처녀작 국내 번역 출판
수정 2005-03-04 00:00
입력 2005-03-04 00:00
당초 원문을 번역했던 이는 영국의 화가이자 시인인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1828∼1882). 르네상스의 대표 시성(詩聖) 단테에 감화돼 자신의 이름마저 단테로 바꾼 주인공이다.
책은 단테 자신이 27세까지의 삶을 기록한 일종의 자서전이다. 단테의 영혼을 뒤흔들어 놓았던 운명의 여인 베아트리체가 주인공이라 할 만큼 청춘의 고뇌, 사랑에 대한 찬미로 충만해 있다. 기독교적 세계관에 바탕해 인간의 죄악과 구원 문제에 천착한 말년의 대작 ‘신곡’과는 판이한 향취의 ‘청년 단테’를 느낄 수 있는 초기작이다. 1부 ‘새로운 인생’은 책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제목처럼 단테는 사랑의 여인 베아트리체를 처음 만난 아홉살에 새로운 인생을 발견한다. 갓 아홉살이 된 베아트리체와 첫 대면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청년 단테는 온갖 가슴벅찬 수사로 전율한다.“심장의 은밀한 방 안에 기거하고 있던 생명의 기운이 너무나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해서 가장 미세한 혈관까지도 더불어 떨리기 시작했다.”
철학의 깊이나 규모의 미(美)는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평생 작품의 동력이 됐던 여인에 대한 고민과 번뇌에는 전성기 대작들에 버금가는 감동과 의미가 담겼다. 베아트리체에게 띄운 소네트(14행 연가)들이 그의 회고와 함께 소개됐다.‘새로운 인생’에서 신성한 존재로 은유된 베아트리체는 ‘향연’에서는 세속적인 여인,‘신곡’에서는 단테를 천국으로 인도하는 안내자로 나오는 등 꾸준히 그의 작품에 등장한다. 단테를 더 깊이 보게 하는 덧글들이 알차다.2부에는 보카치오가 쓴 ‘단테의 생애’,‘새로운 인생’을 영역한 로세티의 생애가 실렸다.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5-03-04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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