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불화 日반환 검찰 “고민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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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1-11 07:40
입력 2004-11-11 00:00
한국인이 훔쳐 국내로 반입한 국보급 고려불화 ‘아미타삼존상’을 돌려달라며 일본인 대리인이 검찰청을 방문해 반환 문제를 놓고 검찰이 고민하고 있다. 검찰이 불화를 증거물로 압수해도 판결을 거쳐 현 소유자인 대구의 승려에게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불화가 비록 훔쳐온 물건이지만 유통가격 등을 감안할 때 구입자가 장물임을 인식하지 못해 민법 249조의 ‘선의취득’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법원은 절도범에게 형을 선고하면서 압수물이 장물이라고 판단하면 피해자에게 돌려주라는 ‘피해자 환부결정’을 내린다. 실제로 14년 전 우리나라 사람 2명이 일본의 한 재력가 집에서 고려청자 등 총 감정가 10억원의 문화재를 훔쳐 국내로 갖고 왔다가 거래된 뒤 일본에 되돌려 준 사례도 있다. 그러나 중간 유통경로에서 선의취득이 인정되면 환부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일본 사찰로선 우리 법원에 그림을 돌려받기 위해 민사상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거나 국제법에 따라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일본 사찰이 반환소송을 낼 경우 법원이 선의취득 여부를 판단한 뒤 판결을 내린다.



한편 유네스코 협약에 따르면 협약 가입국 중 한 국가에서 불법으로 반출된 문화재는 원 소유국에 돌려주도록 돼 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유네스코의 문화재 불법 반출입 금지에 관한 조약 등은 국가의 의무를 규정한 것이지 사적인 소유권을 부정한 게 아니다.”라면서 “현재 개인이 선의취득으로 소유하고 있는 만큼 국가가 그림을 빼앗을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2004-11-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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