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이드] 삼성·공정위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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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6-16 00:00
입력 2004-06-16 00:00
금융계열사 의결권 축소 문제에 대해 삼성그룹이 ‘수용’했는지를 놓고 공정거래위원회와 삼성그룹간에 한바탕 ‘해프닝’이 벌어졌다.

정부가 법을 개정하는데 있어 개별기업의 ‘동의’까지 얻어야 할 필요는 없다.하지만 금융사 의결권 축소는 개정 공정거래법의 핵심인데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유지하느냐 마느냐가 걸려있는 사안이어서 삼성측의 반응이 그만큼 중요한 상황이다.

공정위측은 삼성이 금융계열사 의결권 축소를 수용했다고 해석했지만 삼성측은 영 마뜩찮은 반응이다.

강철규 위원장은 지난 14일 이건희 삼성회장과의 회동 직후 “금융사 의결권 축소 방안을 삼성이 수용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셈이죠.”라고 말했다.

반면 이 회장은 삼성에버랜드 지주회사 문제,의결권 축소 문제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그런건 없었어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당연히 둘 사이에 ‘오해’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했다.

현장에 있었던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에버랜드나 금융사 의결권 등은 실무진이 만나서 논의할 문제이지,두 분이 어렵게 만난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할 만한 사안이 아니었다.”면서 “강 위원장이나 이 회장의 발언도 수십명의 취재진이 한꺼번에 질문을 던지느라 어수선한 상황에서 나온 말이라 의도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사 의결권 제한에 대해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것만은 확실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회장이 수용 의사를 직접 밝혔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자 공정위측은 “강 위원장이 금융사 의결권 제한을 포함한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의 이론적 배경,외국의 사례,법개정 방향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이에 대해 이 회장이 특별한 의견제시가 없었던 상황을 축약해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관계자는 “금융계열사 의결권 축소는 외국인과의 역차별 문제 등 국내 기업들에 불합리한 요인이 있어 재계 내부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고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사안”이라며 “다만 법 적용 대상자가 ‘법을 수용할 수 없다.’고 버티는 것은 어불성설이므로 앞으로 입법과정에서 재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2004-06-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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