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D-9] 내년 통일…휴대전화료 인하…공약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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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4-06 00:00
입력 2004-04-06 00:00
17대 총선출마 후보자 5명 가운데 1명은 뚜렷한 공약이 없는 ‘배짱 후보’인 것으로 밝혀졌다.또 일부 후보는 실현 가능성에 대해 함구하는 ‘묻지마 공약’부터 공약(公約)인지 공약(空約)인지조차 아리송한 한건주의식 ‘황당 공약’까지 마구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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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탄핵정국의 여파와 양강구도 가시화로 후보자들의 지역 공약과 정책 제시가 16대 총선보다 부실해진 측면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후보의 공약 제출시한인 지난 4일 오후 6시까지 전체 후보자 1172명 가운데 18.5%인 217명은 공약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중앙선관위는 마감후 공약을 제출하는 지각 후보에게는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서울 디즈니랜드 건설”

서울 중랑을에 출마한 A후보는 군사보호지역인 육군사관학교를 이전하고 교육시설과 종합병원,유통상가,아파트 등을 지어 지역 땅값을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그러나 확인 결과 육사는 A후보가 출마한 지역이 아닌 인근 노원구에 위치해 있다.주민들은 “현안이 된 적이 없다.”며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광진갑 B후보는 어린이대공원을 디즈니랜드와 같은 세계적인 고품격 공원으로 바꾸겠다고 공약했다.후보측은 “국제 입찰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강동갑 C후보는 그린벨트를 풀어 대학을 유치하겠다고 밝혔으며,강남갑 D후보는 부유층 주민을 겨냥,보유외환의 해외펀드 활용과 재산세·종토세 인하를 약속해 전형적인 선심성 공약으로 눈총을 받았다.경기 김포의 E후보는 65세 이상을 건국 1세대로 규정하고 매달 5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명품거리 조성’에 ‘뇌물토벌대’까지

일부 후보는 과소비·사행 산업의 지역 유치를 공공연히 제시했다.서울 강동을 F후보는 올림픽공원 앞에 불가리·프라다·아르마니 등 세계적인 명품가게를 유치,‘명품 거리’를 조성하겠다고 했다.경북지역에 출마한 G후보는 경마장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발상자체에 문제가 있다.”면서 “명품 열풍과 과소비로 인한 사회적 폐해를 국회의원 후보자가 오히려 부채질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런가 하면 서울 양천갑 H후보는 ‘2005년 8월16일까지 통일 독립달성’을 공약으로 내놓았고,강북갑 I후보는 ‘뇌물토벌대’를 조직해 정치부패를 뿌리뽑겠다고 기염을 토했다.이 후보는 의료보험처럼 전국민 법률보험을 실시해 인권을 확립하겠다고 공언했다.

“휴대전화 기본료 50% 인하”

서울 강동갑 J후보는 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의 예산편성에 참여할 수 있는 참여예산제 실시,학교급식의 우리 농산물 사용 의무화,유전자조작 농산물 사용금지 등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 ‘반짝 공약’을 내걸었다.동대문갑 K후보는 휴대전화 기본료 50% 인하를 내세웠고,성동을 L후보는 마장동 축산시장의 한우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건축가로 유명한 M후보는 미군기지 이전 등의 현안이 걸린 ‘이태원’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장담했다.송파을 N후보는 불법비자금 환수특별법 제정을,광진갑 O후보는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국민소환제 입법을 공약에 포함시켰다.

“선심성·즉흥적 공약남발은 구태”

예산낭비 사례를 고발하는 ‘밑빠진독 상’을 수여하는 함께하는시민행동 백현석(35·예산감시 전문가) 기획팀장은 “선거철마다 선심성 공약이 남발하는 현상이 반복된다.”면서 “타당성 조사없이 산발적·즉흥적인 공약으로 유권자를 현혹하는 구태가 이번 총선에서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정대화(49) 상지대 교수는 “다리를 놓겠다고 공약했다가 강이 없으면 강을 파주겠다는 식의 공약도 눈에 띈다.”면서 “지역 선거과정을 보면 강조되는 정책도 없고 정책적 차이도 찾아볼 수 없으며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제시하기엔 부적절한 공약이 많다.”고 말했다.참여연대 김민영(38) 시민감시국장은 “지역 주민의 요구를 공약에 반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현실성과 실천가능성이 전제되지 않은 공약은 득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안동환 김준석기자 sunstory@˝
2004-04-06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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