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헌재 움직임] 탄핵사유 ‘중대성’ 법리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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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3-15 00:00
입력 2004-03-15 00:00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은 여야가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치열한 법리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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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추위원으로 ‘검사’ 역할을 하는 김기춘 법사위원장은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례 등을 열거하면서 탄핵 사유가 충분하다는 점을 입증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반면 노 대통령측 간사 변호인을 맡은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탄핵발의 내용 자체가 법적으로 탄핵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킬 전망이다.

탄핵심판에서의 3가지 쟁점

국회가 발의한 노 대통령의 탄핵사유는 선거법 위반,측근비리로 인한 정당성 상실,경제파탄의 책임 등 3가지다.

이중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뭘 잘해서 우리당이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고 말한 것이 선거법 위반 논란의 촉발제가 됐다.

야당은 노 대통령이 명백히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를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9일 노사모 주최 행사에서 “시민혁명은 계속되고 있다.”고 발언하고,지난달 2월5일 한 간담회에서도 “국참0415같은 사람들의 정치참여를 법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여러차례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측은 중앙선관위가 방송기자클럽 발언을 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 상태라고 반박하고 있다.특히 헌정질서 파괴와 같은 중대한 범법 행위가 있어야 탄핵 사유가 된다는 법해석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선거 관련 발언이 선거법을 위반했다 하더라도 탄핵사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회는 측근비리와 관련,노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불법자금이나 각종 뇌물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에 대통령의 법적·도덕적 정당성이 상실됐다고 지적하고 있다.반면 변호인단은 대통령 직무의 불법성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탄핵사유 자체가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탄핵절차의 국회법 위반 논란

국회가 탄핵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국회법을 어겼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등장했다.국회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탄핵사건 자체가 각하되는 사태로는 이어지지 않지만 결정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헌재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대한변협은 박관용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위원과 협의하지 않고 지난 12일 개의 시각을 오전 10시로 정한 것은 국회법 72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72조는 개의시간을 평일에는 오후 2시,토요일은 오전 10시로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국회 의사과는 국회의장이 개의시각을 오전 10시로 정했을 때 어떤 교섭단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만큼 문제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변협은 국회법 93조는 안건심사를 할 때 질의·토론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번 탄핵안은 이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하지만 국회 의사과는 탄핵소추 의결은 국회법 130조에 따라 질의·토론없이도 본회의 보고를 거쳐 의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2004-03-15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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