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훈고 둘로 갈린 입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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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3-04 00:00
입력 2004-03-04 00:00
학교재배정을 둘러싼 경기도 안양 충훈고 사태가 교육당국과 학부모들의 극한 대립으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입학식이 두곳에서 열리는 기이한 풍경이 연출됐다.또 등록을 거부한 학부모들은 임시교실을 만들어 수업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혀 초유의 집단 사교육 사태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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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충훈고
 고교 배정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안양 충훈고에서 3일 전체 입학예정 학생 554명 중 329명이 참가한 가운데 입학식이 열리고 있다(왼쪽).같은 시각,이 학교 배정에 불만이 있는 학생과 학부형들은 수원시 조원동 경기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수원 이언탁기자 utl@
두개의 충훈고
고교 배정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안양 충훈고에서 3일 전체 입학예정 학생 554명 중 329명이 참가한 가운데 입학식이 열리고 있다(왼쪽).같은 시각,이 학교 배정에 불만이 있는 학생과 학부형들은 수원시 조원동 경기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수원 이언탁기자 utl@


3일 오전 10시 충훈고 본관 1층 다목적홀에서는 전체 입학예정자 554명 가운데 329명이 참석한 가운데 입학식이 열렸다.

계필현 교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하고 다른 장소에 있는 학부모,학생들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느냐.”고 위로한 뒤 “입학한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쳐 3년 뒤 멋진 충훈고의 전통을 세운 첫 졸업생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반 편성뒤 오후에는 시간표에 따라 교과목수업을 진행했다. 유한솔(17·여)양은 “학교도 완공되지 않고 주변 환경도 나쁜 데다 친구들마저 등록을 거부해 고민하다 2차 때 등록을 했다.”고 말했다. 반면 입학을 거부한 충훈고 배정학생 225명은 오전 10시30분 학부모 대책위 주관하에 안양시청 강당에 모여 자체 인성교육을 받았다.학생,학부모 350여명은 이어 오후2시30분 수원시 조원동 도교육청으로 자리를 옮겨 ‘경기도교육청 무 배정학생 학교 없는 입학식’이란 현수막을 내걸고 별도의 입학식을 가졌다.

민병권(48) 대책위원장은 호소문을 통해 “급조된 교실,눈과 코를 막아야 하는 환경 등 헌법과 법령이 정한 최소한의 기준에도 미달해 눈물의 입학식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박영록(17)군은 “다른 친구들은 교복입고 가족들의 축하 속에 입학식을 가졌는데 우리는 추운 날씨 속에 학교도,선생님도 없는 아스팔트 위에서 부모님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입학식을 하게 돼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 30여명은 상복을 입고 ‘부실 경기교육’을 질타하는 제사행사를 가졌다.학부모 대책위는 4일부터 안양시청 6층 회의실에 학습공간을 마련한 뒤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학원 강사와 자원봉사 교사들을 초빙,정규 교과를 진행할 예정이다.한편 학부모 대책위는 이날 1차 소송(166명)에 참여하지 않은 49명이 수원지법에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으며 도교육청도 이날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 대한 항고서를 수원지법에 제출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2004-03-04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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