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모델 가전품·양복 할인·백화점 가격 큰 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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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8-08 00:00
입력 2003-08-08 00:00
백화점의 신사정장 한벌 값은 50만∼100만원인 반면,할인점·패션전문 쇼핑몰 가격은 10만∼20만원에 불과하다.가전제품도 백화점이 할인점·전자전문 쇼핑몰에 비해 최고 30%쯤 비싸다.

왜 백화점과 할인점 제품간의 가격 차가 이처럼 클까.백화점이 터무니없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일까,아니면 할인점 등에서 ‘싼 게 비지떡’이라고 질 낮은 조잡한 제품을 판매하는 걸까.소비자들이 갖는 의문들이다.

●신사정장은 원단·부자재 품질 달라

백화점과 할인점의 가격차가 큰 것은 단순히 백화점과 할인점 등이 남기는 마진 차이 때문만은 아니다.겉보기는 같은 제품처럼 보이지만,실제로는 기능이나 디자인,품질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신사정장의 경우 우선 원단이 백화점 제품과 할인점 등의 제품이 서로 다르다.백화점용은 최고급 수입 원단을 사용하는데 비해,할인점용 등은 저렴한 제3세계산 원단을 쓴다.원단은 이탈리아·영국·일본산 등이 고급품이고,중국·멕시코·인도·파키스탄산 등 제3세계산은 중저가품이다.

원단은 또 실의 가늘기를 나타내는‘수’에 따라 질에 차이가 있다.양모 130수의 원단이라면 양털 1g에서 130m의 실을 뽑아낸 것.수의 숫자가 클수록 촘촘하면서도 가볍고 활동성이 뛰어나다.고급품은 적어도 100수를 넘어야 한다.

상의를 지을 때 소요되는 캔버스·퓨징(접착)·어깨솜·안감 등의 부자재 역시 품질에서 차이가 난다.고급품은 이탈리아·일본·독일산을 쓴다.하지만 중저가품은 중국·인도산 등을 사용한다.

원단으로 옷을 짓는 봉제 기술도 백화점 제품이 더 우수하다.봉제 수준은 바늘의 땀수로 표시하는데,땀수가 많을수록 촘촘하게 바느질하기 때문에 고급품으로 친다.땀수에 대해서는 일정한 기준이 없으나 눈으로 봐서 촘촘하면 고급품에 속한다.

마케팅 비용과 판매장소, 수수료 등도 큰 차이가 난다.백화점 제품은 광고비와 연구개발(R&D)비의 지출이 많지만,할인점용 등은 별로 없다.

특히 수수료도 백화점은 판매가의 30% 안팎을 받는 데 비해,할인점 등은 15% 정도를 받는다.백화점 제품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호주산 양의 목털로 만든 이탈리아산 150수 원단으로 일본산 부자재를 사용,최첨단 기법인 입체재단(컴퓨터 그래픽 등을 이용해 사람이 입은 것과 같은 효과가 나도록 재단함)을 통해 국내 숙련 기술자가 봉제를 하면 400만원대의 최고급 신사정장이 태어난다.반면 제3세계 원단과 제3세계 부자재(국산은 1∼2년된 제품)를 사용,제3세계 등에서 봉제하면 중저가품으로 분류된다.

●가전제품은 기능에 차이

가전제품은 백화점용과 할인점용 등이 기능 면에서 차이가 난다.할인점용 가전제품은 백화점용 고유모델이 지닌 기능중 크게 중요하지 않은 기능 1,2개가 없는 ‘정책 모델’.TV·에어컨·냉장고·세탁기·전자레인지 등 값이 나가는 제품들이 대상이다.

백화점에 새 제품이 출시되면 할인점 등은 고유모델에서 기능을 1∼2개 없애더라도 가격을 최고 30% 낮춘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제조업체에 요청한다.이것이 정책모델 제품이다.

고유모델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격을 낮춰야 하는 만큼 컬러를 바꾸거나 표면의 코팅 횟수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제품도 있다.

따라서 A사의 백화점용 TV 고유모델의 제조번호(TV 뒷면에 부착)가 ‘CP501PW’라면,할인점·전문쇼핑몰용 모델의 제조번호는 ‘CP501KW’ 등으로 약간 다르게 표기돼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전제품의 경우 백화점과 할인점·전자 전문쇼핑몰 제품간 품질의 차이는 별로 없다.”며 “알뜰 쇼핑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백화점의 카탈로그 등을 통해 사고자 하는 고유모델의 기능을 확인한 뒤 할인점 등에서 그와 비슷한 모델을 구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김규환기자 khkim@
2003-08-0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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