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소리 / 공들인 ‘평전’이어야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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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4-16 00:00
입력 2003-04-16 00:00
최근 나온 신간들 중엔 평전 형식의 책들이 적지않다.특히 ‘퓰리처 평전’(작가정신)이나 ‘호치민 평전’(푸른숲),‘김시습 평전’(돌베개) 같은 책들은 독자들의 역사인물에 대한 관심과 평전 독서욕구에 부응하고 있다는 평이다.
‘평전 바람’은 2000년에 나온 ‘체 게바라 평전’(실천문학사)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5000부만 나가도 성공이라고 했던 ‘체 게바라 평전’은 사회주의 계열 책들의 출판을 선도하며 지금까지 13만부 이상 팔려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그러나 우리의 평전출판,특히 국내 인물에 대한 평전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평전은 소설적 상상력과 구성력,대중적 글쓰기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탐구 대상에 대한 학문적인 토대가 탄탄해야 한다.그렇지 못한 채 씌어진 평전은 대상 인물의 삶과 정신적·사상적 궤적을 깊이 있게 다루기 어렵다.
평전 문화가 형성되기 위해선 또한 역사적인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평전’으로서의 최소한의 균형 감각을 잃어버린 ‘위인전’ 수준의 평전도 넘쳐난다.
‘김시습 평전’은 그런 점에서 평전출판의 한 모델을 제시한다.저자인 심경호 교수(고려대 한문학과)는 김시습이란 인물에 대해 오래 천착해온 학자이지만,자료를 발굴하고 고쳐 쓰고 하느라 5년여만에 책을 냈다.장기적인 투자에 인색한 국내 출판계,어설픈 지식과 대중적인 글쓰기 재주만 믿고 평전 집필에 달려드는 작가들 모두 반성재료로 삼을 만하다.
김종면기자 jmkim@
2003-04-1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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