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어바웃 어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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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8-14 00:00
입력 2002-08-14 00:00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그 섬에 가고 싶다.”

현대인의 부유하는 고독을 정현종 시인은 섬으로 표현했다.단 두 문장에서 인간의 고독과 그것을 끌어안는 포용력을 나타낸 것.

‘어바웃 어 보이’(About A Boy·23일 개봉)는 정 시인의 시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코미디 영화다.특히 ‘사람은 섬이다.’라는 본 조비의 노래 가사를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가는 주인공이 등장해 그런 느낌을 부채질한다.

윌 프리먼(휴 그랜트)은 부모 유산으로 먹고사는 38살의 백수.친구가 윌에게 딸의 대부가 되어 달라고 부탁하자 “18세 생일 때 데리고 잘 거다.”라고 말하는 인간말종으로,여자나 직장이나 두 달을 넘기지 못한다.앰뷸런스 뒤를 따라다니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이라는 그는 성인이 되기를 거부한 현대인의 전형.그러던 그는 조숙한 소년 마커스를 만나면서 닫혀 있던 자신을 내보인다.

기본 줄거리는 뻔하지만 ‘아메리칸 파이’를 만든 웨이츠 형제의 연출력이 돋보인다.일상적 에피소드를 코믹하면서도 재치있게 포장해 보는 이에게 ‘식상한 이야기’가 주는 지루함을 없앴다.또 윌과 마커스의 관계를 아버지와 아들로 이끌어가지 않고 형과 아우가 우애를 나누는 것으로 설정해,단순한 해피엔딩의 구조를 피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런 탄탄한 연출력 덕분인지 한순간에 개과천선하는 윌이 누구보다 책임감 강하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결말도 설득력있게 보인다.

이송하기자 songha@
2002-08-1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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