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정치자금 거부’ 정치권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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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2-02 00:00
입력 2002-02-02 00:00
손길승(孫吉丞) SK회장이 “정당한 정치자금 요구에만 응하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여야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당연한 이야기”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정치권 현실은 정치자금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원칙에만 합의해놓은 채 논의는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등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 반응] 민주당 이협(李協) 사무총장은 “경제인들의 정치후원금은 ‘정치안정이 경제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만 자발적으로 내면 되는 것”이라면서 “강제적으로 거둬선 안된다.”고 주장했다.같은 당 정세균(丁世均) 의원도 “중앙당 후원회나 국회의원·지구당후원회 등의 통로를 통하지 않고선 정치자금을 받아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은 “사실 그동안 개인적·음성적으로 정치자금을 부탁하면 기업 입장에서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는 정치권이 정당한 방법을 통해 정치자금을 구해야 한다는 데 적극 동의한다.”고 말했다.같은 당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그동안 정치자금이 정경유착의 산물이고,기업이 고통을 받아온것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한나라당은 앞으로 검은 정치자금을 요구하지도,정경유착을 하지도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자금법 현주소] 정치자금법은 정치권이 추진 중인 정치개혁과제 가운데 가장 뒷전으로 밀려 있는 실정이다.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선거법·정당법·국회법 등 정치개혁 관련법의 개정을 심의 중이지만,유독 정치자금법에 대해서만큼은 손조차 대지 않고 있다.6월 지방선거와 관련된법제 정비가 시급한 만큼, 정치자금 문제는 논의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여야는 이밖에도 지난해 9월 정기국회에서 자금세탁방지법을 통과시키면서 정치자금만큼은 이 법의 ‘예외’로 규정했다.또 국내거래에 대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계좌추적권도 한나라당의 요구로 백지화시켰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정치권이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정치자금법 개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참여연대 시민감시국장 김두수(金斗守)씨는“정치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정치개혁의 선결과제인 만큼 정치자금법을 조속히 개정해야한다.”면서 “이를 위해 30만원 이상의 정치자금은 수표를 사용하고,100만원 이상에 대해선 구체적인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2002-02-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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