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이웃돕기’ 法이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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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12-12 00:00
입력 2001-12-12 00:00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성금 모금을 장려해야 할 기부금품모집규제법이 정작 이를 가로막고 있다.민간단체의 자율적기부 문화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이다.특히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결을 내린 기부금품 모집 사전허가제가 여전히 시행되고있다.

11일 보건복지부·행정자치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金成洙)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이 법 개정안은 현행 모집금액의 2% 범위 안에서 모집비용(운영경비)을 사용하도록 한 조항을 5%로 넓히고,5억원 이상 모금할 경우 사업종료시점부터 30일 이내에 사용내역에 대한 보고 의무화,기부금품 모집광고시 허가권자와 허가번호 명시 등을 담고 있다.

이러한 개정안에 대해 민간단체들은 여전히 ‘악법’이라고 주장한다.헌법재판소는 지난 98년 기부금 모집의 허가제에대해 “기부금품 제공 여부의 결정은 국민 개개인의 자유의사이며 기부를 통하여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 바그것을 사전허가로써 규제함은 ‘국민의 기본적인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위헌 판결을 내렸다.그러나 지금까지사전허가제로 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녹색미래 이정수(李貞守) 사무총장은 “개정안도 현실과 괴리감이 크고 민간의 자율적인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허가조항을 신고조항으로 바꾸고 대신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행정자치부와 광역지자체에 기부금품 모집허가를 받은 곳은 25개 단체이고 올해는 16개 단체다.이 법을 엄격히적용할 경우 상당수 모금단체들이 ‘위법’을 저지르는 셈이다.

또한 기존의 법으로는 특정사업을 위한 모금을 실시하기에앞서 허가만 받으면 사후에 보고의무가 없어 사용내역의 투명성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

행정자치부 고위관계자는 “이 법은 준조세가 엄연히 남아있는 현실에서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어쩔 수없는 법”이라면서 “상호신뢰를 전제로 하는 법이기에 구체적인 단속이나 감독을 하지 않았지만 개정법안에서는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달부터 내달까지 전년보다 29억원 늘어난 426억원의 불우이웃돕기 성금 모금활동에 들어가 현재 7억원이 접수됐다.

박록삼기자 youngtan@
2001-12-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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