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에세이/ 여전히 ‘남편 돌보는’ 한국 직장여성
기자
수정 2001-03-19 00:00
입력 2001-03-19 00:00
그러나 아직 변화가 더디다고 느끼는 부분들이 있다.한국인의 ‘집단 제일주의’와 ‘개인욕구’의 균형 등이다.뉴질랜드인과 한국인의 사고의 차이겠지만….
몇주 전 비슷한 또래로 갓 결혼한 한국인 친구와 ‘직장인과 아내’라는 역할 병행에 대해 얘기했다.친구는 남편을사랑하지만 일 외에 집안일과 남편까지 돌봐야 해 피곤하고,시집의 중요한 행사 때는 월차를 내야 한다고 했다.얘기중그녀는 남편이 열쇠를 안 갖고 다녀 그가 오기 전에 집에가야 하며, 세탁소에서 남편의 셔츠도 찾아야 한다며 먼저일어섰다.
며칠 동안 이 일을 생각한 후 친구에게 왜 남편이 스스로자기 셔츠를 찾지 않는지 물었다.그녀는 남편이 더러운 옷을 입고 출근하면 친구와 친척이 자신을 나쁜 아내로 취급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상했다.뉴질랜드에서는 내 남편이 더러운 옷을 입고 출근하면 사람들은 그냥 그가 더럽다고 생각할텐데….
많은 한국 남편들이 집 열쇠를 갖고 다니지 않는 것에도놀랐다.뉴질랜드에서 “문열쇠를 가진다”는 표현은 그 사람의 독립을 뜻한다.
남편을 도우려는 그녀의 마음과 시댁에 대한 효성과 이해한다.하지만 난 친구가 가정에 대한 부담없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직장에서 인정받기 원하는 것도 알고 있다.
지금부터 11년이 지난 뒤에 누군가 한국의 인상을 물었을때 “여성 역할의 진보”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서울에서 일한 지난 4년간 만난 높은 학력과 능력,자신감있는한국 여성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노동력 50%의공헌’을 버리는 것이 아닐까.
주한뉴질랜드대사관 2등서기관 캐롤린 웨더롤
2001-03-1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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