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산다] 헝가리인 스님 수티플레르 임레
기자
수정 2001-02-05 00:00
입력 2001-02-05 00:00
하지만 그는 진지한 구도자다.참 진리를 깨닫기 위해 서울 강북구수유동의 화계사에서 불교의 선(禪)사상에 매진한 지 8년째.본명은수티플레르 임레,불명은 원도(元道).올해 36세의 헝가리인이다.
한국 불교가 좋아 지난 93년부터 화계사에서 수도 중이다.헝가리에서 불교대학을 졸업했지만 처음부터 스님이 될 생각은 없었다.알수록선사상에 끌렸고, 좀더 매진하기 위해 선의 본고장인 한국에서 불교에 귀의하게 됐다.
그가 불교에 심취한 것은 정치적 환경 때문이다.80년대 말 헝가리를 비롯한 동유럽에 자유화 물결이 밀려들자 그는 극심한 사상적 혼란을 겪었다.“도대체 이념은 뭐고 이데올로기는 뭔가,어떤 삶이 진정가치있는 삶인가”를 스스로에게 반문했지만 해답을 찾을 순 없었다.
술에 빠져봤지만 공허함은 더 깊어질 뿐이었다.
그러면서 은연 중에 불교의 선사상에 눈을 뜨기 시작해 91년에 헝가리 불교대학에 입학했다.헝가리 뷔크산맥에서 짧게는 보름,길게는 두달동안 입산수도를 했다. 그러는 동안 일본 불교는 형식적이고 남방불교는 개인적인 반면 한국의 불교는 심오하다는 개인적 판단을 내렸다.92년 헝가리 무역대학 한국학과에 입학,한국어를 배운 것도 한국의 불교서적을 읽기 위해서였다.전라도 출신 교수로부터 한국말을 배워 전라도 사투리를 쓴다.
불교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으로 가기전까지 잠시나마 망설임도 있었다.그러나 과감히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한국행을 택했다.어느덧 한국생활 8년.수도가 끝나면 헝가리로 돌아가 선사상을 보급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얼마 전 화계사를 잠시 떠나 또 다시 입산수도 중이다.
“지금의 너는 진짜 네가 아니다.지금의 네가 진짜 네가 아니라는것을 깨달을 때 비로소 진짜 네가 현재 네속으로 들어가게 된다.”원도스님이 자주 던지는 화두다.
강충식기자 chungsik@
2001-02-05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