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문화장관 사퇴/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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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9-21 00:00
입력 2000-09-21 00:00
민주당에서도 박 전 장관의 사퇴 기자회견 직전에야 알았을 정도였다.
박 전 장관의 거취와 관련된 흐름은 지난 19일 밤을 계기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진다.박 전 장관도 20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19일 저녁 친구들과 저녁을 함께 한 뒤 집에 들어가 사임을 결심했다”고 털어놓았다.
박 전 장관은 19일 밤 자신과 가까운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최고위원,한광옥(韓光玉) 청와대 비서실장 등 극소수 지인(知人)들과 협의했다.
그러나 권 최고위원 등과 직접 만나지는 않고 전화로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권 최고위원은 이 과정에서 박 전 장관에게 “당신은 결백하다”면서 “혐의도 없는데 장관직을 왜 그만두려 하느냐”고 만류했다고 한다.그러다가 박 전 장관의 사퇴 결심이 완강한 것을 알고는 “정말 큰 결심을 했다”고 위로했다고 한다.
한 비서실장도 비슷한 맥락으로 박 전 장관을 위로했다는 후문이다.박 전 장관은 20일 아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사퇴의사를 전한 직후 권 최고위원 등에게 이 사실을 통보했다.
박 전 장관은 “이운영(李運永) 전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장의 주장을 뒤엎을 만한 물증을 갖고 있다”며 ‘결백’에 자신있어 했으나 19일 최고위원 간담회와 의원총회에서 ‘용퇴론’이 터져 나오자 장관직을 사퇴키로 최종결심을 굳혔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또 이씨가 당초 21일 검찰에 출두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계속 검찰조사를 회피하면서 ‘게릴라식’ 회견으로 여론 악화와 여권 내분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그의 검찰 출두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사퇴결심을 했다는 게 이 측근의 전언이다.
한종태기자 jthan@
2000-09-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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