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연극제 초청 美 한국계 극작가 성노
수정 2000-09-18 00:00
입력 2000-09-18 00:00
그가 ‘이상,열셋까지 세다’(10월10∼15일,문예회관 소극장)란 독특한 제목의 작품을 들고 처음 한국 무대를 찾았다.서울연극제 공식초청작인 이 작품은 이상의 시 ‘오감도’와 소설 ‘날개’등에서 영감을 얻은 실험극.추상적이고 모호한 이상의 작품들처럼 성노의 연극또한 쉽지 않다.인물들의 불분명한 정체성,굴절된 시간,그리고 미로처럼 얽힌 복잡한 구조가 끊임없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며,때때로쓴 웃음을 짓게 한다.
“7년전 영문으로 번역된 이상의 시를 읽고,꼭 희곡으로 써야겠다는생각을 했습니다”오랜동안 머릿속을 맴돌던 구상은 98년 미국 최고실험극단인 마부마인의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구체화됐다.그때 그를눈여겨봐뒀던 마부마인의 대표 리 브루어는 이번 한국공연의 연출을선뜻 맡았다.
작품색깔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것은 그의 독특한 이력.하버드대에서물리학을 전공한 후 브라운대에서 극작을 공부했고, 예일대 드라마스쿨에서 연기를 배웠다.신시내티주립대 물리학교수인 아버지와 한때연극을 공부했던 어머니를 고려하면 그리 놀랄 것도 없다.그의 말마따나 “물리학이나 극작이나 모두 삶의 진실을 찾는 과정이고,창의력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지금까지 황순원,이상 등 모국 작가들의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많이얻었으나 굳이 한국적인 것에 얽매이기보다 사람들의 보편적인 삶을그려내는데 더 큰 무게를 둘 생각.한달째 한국에 머물고 있는 그는연극이 끝나는 내달 중순 뉴욕으로 돌아간다.
이순녀기자 coral@
2000-09-1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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