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표준방식 선정 놓고 정부 겉으론 자율 외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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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8-11 00:00
입력 2000-08-11 00:00
IMT-2000(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표준을 놓고 정부가 통신업계에 대한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사업자 가운데 적어도 한 곳은 미국형 동기식을 택해야 한다고 보는 정부와,전부 유럽형 비동기식을 선호하는 업계의 힘겨루기가 수면 위로 불거지게 됐다.

◆“업체자율 아닌 업계자율”=손홍(孫弘)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국장은 10일 “동기식과 비동기식의 선택은 ‘업체’자율이 아닌 ‘업계’자율”이라면서 서비스 방식의 선택이 반드시 개별 사업자의 뜻대로만 될 수는 없음을분명히 했다.정부 고위 당국자가 이런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일정 시점이 되면 업체들이 어느 쪽을 택하는 게 회사의 경쟁력을 위해 더 나은지 알게 될 것”이라면서 “서비스 사업자 뿐 아니라 장비업체 등 업계 전체의 의견이 종합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기식 기술개발 본격화=정통부는 2002년까지 1,440억원을 들여 IMT-2000핵심부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며,이 안에는 동기식과 비동기식이 모두 포함될 것이라고 이날 발표했다.임종태(林宗泰) 기술정책과장은 “두가지 방식이겹치는 부분을 빼더라도 투자비율은 동기식과 비동기식이 각각 50%씩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한국통신,SK텔레콤,LG,한국IMT-2000컨소시엄 등사업권 희망업체들은 정통부가 동기식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통부의 강공 돌변=정통부는 동기식 업체를 반드시 끼워넣기 위해 사업권 심사기준에 ‘기존 유·무선 정보통신 인프라의 재활용’을 5점이나 배정하는 등 각별히 ‘공’을 들여왔다.현재의 이동통신 기술을 그대로 이어받아높은 국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동기식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는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해 왔다.지난달 14일 심사기준 발표 때도 안병엽(安炳燁) 장관은 “사업자들이 모두 비동기식으로 갈수도있느냐”는 물음에 “가정에 대해서는 답할 수 없다”며 회피했다.하지만 사업신청 마감(9월30일)이 50여일 앞으로 임박한 가운데 업체들이 비동기식에더 치중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입김’ 불어넣기에 나선 것으로보인다.

◆“자율성 보장하라”=업계는 정통부의 기류를 주시하며 바짝 긴장하는 눈치다.한 업체의 관계자는 “정부의 동기식 강제 움직임이 점차 거세질 것이라고 이미 예상했다”면서도 “겉으로는 업계 자율을 내세우면서 실질적으로는 정부가 주도했던 지난 98년의 7대 업종 구조조정 때처럼 정부 간섭이 도를 넘어서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다른 업체의 관계자는 정부의 핵심기술 육성책과 관련,“정부가 투자키로한 1,440억원 가운데 민간투자가 666억원”이라면서 “정말 필요한 기술이라면 동기식이든,비동기식이든 업계가 알아서 개발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2000-08-1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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