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전세계 확산 비상/ 감염자 급증…지구촌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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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5-05 00:00
입력 2000-05-05 00:00
*감염실태와 대처현황. 아프리카단결기구(OAU) 50개 회원국 보건장관들은 오는 7∼9일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에서 에이즈 대책회의를 열어 이 문제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공동대처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총 3,340만명으로 추산되는 전세계 에이즈바이러스(HIV) 감염자중 70% 가량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국제기구들은추정하고 있다.

1983년 미국에서 첫 보고된 뒤 20여년 만에 에이즈는 아프리카,남아시아 등곳곳에서 지구촌 주민들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최악의 질병으로 창궐하고있다. 에이즈의 위험이 임계치에 이르자 국제사회도 여기저기서 유례없는 경고 사이렌을 울려대고 있다.

1월의 유엔 안보리회의에서 앨 고어 미국부통령의 발의에 따라 에이즈는 유엔 창설 이래 보건문제로는 최초로 안보리 안건으로 상정됐다.고어 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에이즈 확산방지를 위해 예정액의 두배가 넘는 2억 5,000여만달러 예산을 책정하겠다고 공언했다.4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례총회는 에이즈를 세계경제성장의 장애물로 꼽고 확산방지를 위한 무제한의 자금지원 원칙을 확인했다.

미행정부는 에이즈가 특히 저개발지역에서 국가 전복,민족전쟁 촉발,자유시장경제 마비를 가져와 국가안보를 위협할수 있다고 규정,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동원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1996년 세계은행-세계보건기구(WHO)는 에이즈 사망자가 2006년 170만명으로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으나 지난해 이미 26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90년 1,000만명이던 보균자 역시 98년 3,340만명으로 기하급수적 증가추세다.

특히 위생시설이 형편없고 보건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이 속수무책 강타당하고 있다.최악의 천형지대인 아프리카 동남부는 성인의 10∼26%가보균자로 추산되고 있다.이에 따라 고아가 급증하고 GDP가 10∼20% 감소하는등 극도의 사회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아·태지역은 에이즈가 뒤늦게 출현했으나 어느 지역보다 가파른 확산속도로 위협중이다.최근 1∼2년새 인도,중국 등에서만 500만명 이상의 에이즈 감염자가 보고된 가운데 2010년 무렵이면 보균자 누계가 아프리카를 능가하리라는 전망이다.

러시아에서는 에이즈 양성반응자가 2000년말 100만명,2년만에 두배가 될것으로 예측돼 보건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에이즈가 지구촌 개발시계를 10년이상 거꾸로 돌리고 있음에도 국제사회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가장 심각한 것이 예산문제.

에이즈 퇴치를 위해 매년 10∼30억달러씩 필요하지만 실제 투입비용은 1∼2억 달러 안팎에 그치고 있다.교육을 통한 성생활 개선과 AZT 등 복합치료약보급으로 90년대 중반 이래 주춤하는 듯했던 미주,서유럽 등의 에이즈 증가율도 내성을 갖춘 HIV 등 변종의 등장으로 도전에 직면했다.

올초 미 중앙정보국은 낙관적으로 봐도 향후 10년간 에이즈 확산세를 막을수 없으며 향후에도 국제사회가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하리라는 우울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손정숙기자 jssohn@.

*아프리카 실태.

아프리카에서 에이즈(AIDS)는 이제 질병이 아니라 비상사태를 선포할 만큼국가의 존폐를 위협하는 존재로 떠올랐다.

유엔 안보리가 올초 에이즈 문제를 의제로채택한 것도 아프리카 에이즈는지구촌 안보를 위협하는 공적(公敵)이라는데 공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에이즈로 사망한 260여만명 가운데 85% 가량인 220여만명이 아프리카에서 사망했다.지난해 새롭게 에이즈에 감염된 560여만명중 67%인 380만명도 아프리카 지역 국민들이다.

전문가들은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들의 평균 수명이 5∼10년쯤 뒤에는 59세에서 45세로 단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특히 짐바브웨·보츠와나·나미비아·잠비아·케냐·탄자니아의 사정은 더욱 심각해 평균수명이 절반으로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통계청도 10년 뒤에는 사하라 사막 이남의 국가에서 7,100만명이 에이즈로 사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중세시대 전유럽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페스트 사망자의 3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같은 사정에도 아프리카 국가들의 에이즈 대처능력은 제로에 가깝다.에이즈 책임자를 비전문가로 채용하는가 하면 에이즈의 효과적인 억제제인 ‘AZT’의 사용을 금지하는 나라도 있다.

아프리카에서 에이즈가 확산되는 이유를 행정력 부재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근본적인 이유는 빈곤과 무지에 있다.또 아프리카 국가의 매춘부중 90%가 에이즈 감염자임에도 성(性)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을 꺼리는 것도 에이즈 확산의 또다른 요인이다.

아프리카가 에이즈를 퇴치하는 데 들이는 비용은 1억6,500만달러에 불과하다.물론 이 비용은 서방선진국에서 전액 기부된다.하지만 아프리카 에이즈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올초 제임스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가지적했듯 매년 23억달러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결국 전세계가 아프리카 에이즈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전폭적인 지원을 하지않는다면 앞으로 새천년에 거는 부푼 희망은 공염불이 될 수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2000-05-0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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