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제에 없는 ‘가짜 심의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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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2-05 00:00
입력 1998-12-05 00:00
‘가짜 심의관’,‘가짜 과장’…. 일부 중앙부처에 ‘가짜’들이 판친다.
‘가짜’는 공무원 직제에 있지도 않은 간부를 일컫는 말이다. 외교통상부에 재외담당심의관,국제기구심의관,북미2심의관,중남미심의관,APEC담당심의관,과학환경심의관,문화홍보심의관,지자체지원심의관,재외국민심의관 등 9개 자리는 ‘가짜’이다.
일부 심의관은 지난 2월 정부조직개편 때 폐지했는데도 버젓이 되살아났다.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한 조직개편 의지가 훼손되고,정부 조직이 파행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국장급에 해당되는 2∼3급의 심의관은 세종로청사 내에 심의관 간판을 내걸고 근무한다. 부처 내 공무원들도 직제에 없는 심의관들을 ‘가짜 심의관’이라는 뜻에서 ‘가심’으로 부른다.
‘가심’들은 외교안보연구원 소속 연구관.외교부장관이 인력활용 차원에서 ‘임무부여’형식으로 임명해 일하도록 오랜 관행으로 굳어져 왔다는 게 외교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3급 국장급 이상의 직제를 정한 대통령령에 규정되지 않은 심의관들은 법령을 무시하고 운영하는 자리들이다.
이들은 최근 정부 조직개편에 따라 대다수 부처가 보직을 받지 못한 공무원인 이른바 잉여인력을 활용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산청도 지난 4월 직제에 없는 제정제도조사관을 만들어 무보직 4급 과장을 앉혔다. 그가 지난달 다른 보직을 받아 옮겨가자 이 자리를 없앴다. 법령을 위반한 ‘위인설관’이었던 것이다. 외신기자들에게 국내 경제 홍보를 하기 위해 9월 발족한 경제홍보센터가 정식 기구로 인정받지 못하고 ‘유령조직’으로 남아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행정자치부의 당국자는 “정부 직제표에 없는 자리는 한시적인 작업단 형식으로 만들 수 있으나 정규직으로 활용하는 일은 법령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朴政賢 jhpark@daehanmaeil.com>
1998-12-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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