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위기/南美로 확산 다음은 東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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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8-25 00:00
입력 1998-08-25 00:00
◎남미­베네수엘라 통화 절하설.각국 주가 일제히 내려/동구­외환보유고 100억弗 안팎.경상적자 늘고 주가 폭락

금융위기의 종착역은 어디인가.아시아와 러시아를 휩쓴 금융위기는 라틴아메리카로 번지고 있다.다음은 그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지난 주말 라틴아메리카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베네수엘라에서 평가절하 소문이 퍼지면서 주가가 8.4% 하락한 것을 비롯,브라질 2.9%,멕시코 5.33%나 주저앉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환투기꾼의 공격을 막아낼 만큼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확보하지 못하고 성장률이 떨어지고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확대되는 국가는 여지없이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폭풍은 동구권에서 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러시아에 인접해 있어 위기가 곧바로 전염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라틴아메리카가 먼저 매를 맞았다.

재정적자 면에서 보면 헝가리,폴란드,체코 등 동구권 국가들은 국내총생산(GDP)의 2.5%에 그쳐 위기 조짐은 없어 보인다.그러나 경상수지 적자가 12억달러(헝가리)∼42억달러(폴란드)선에 이르고 주가가 3.3%(체코)∼7.1%(헝가리)나 하락했다.외환보유고도 폴란드가 243억달러(6월 말)인 것을 빼고는 100억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러시아가 루블화 환율방어를 위해 1주일 만에 20억달러를 투입한 점을 감안할 경우 결코 안심할 수준은 못된다.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위험성을 알고 있는 국제 투자자의 마음도 변수다.체코,헝가리,폴란드 등 5개국이 자산 규모 30억달러에 달하는 은행들을 매각하려고 시장에 내놓았지만 발을 들여놓지 않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이 지역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고 발길을 돌릴 수 있다는 증거다.

금융 전문가들은 “투자가들이 경제 기초여건이 약한 국가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어 환율이 오르고 금리가 올라가는 금융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현재 국제 자본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헤지펀드 등 투기자본은 약 4,000억달러.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머징 마켓에서 이탈한 자본은 수익성은 덜 하지만 위험도는 낮은 미국과 독일 등 서유럽의 채권시장에 집중 투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빈익빈 부익부(貧益貧 益富)가 금융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는 셈이다.실제로 만기 30년짜리 미 재무증권(TB)은 밀려드는 투자자들로 인해 수익률이 지난 21일 68년11월 이후 최저인 5.428%로 낮아졌다.<朴希駿 기자 pnb@seoul.co.kr>
1998-08-2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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