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기업피해 최소화” 공감/금리인하 합의 배경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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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2-04 00:00
입력 1998-02-04 00:00
환율안정을 위해 고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IMF의 ‘주문’이 다소 완화됐다.물론 고금리 정책을 전면 철회한 것은 아니다.IMF는아직도 환율은 안정된 수준이 아니고 이전 수준으로 금리를 성급히 내렸다가는 환율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IMF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신용평가기관들이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기에 앞서 신용전망만을 ‘부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꾼 것과 비슷하다.
휴버트 나이스 IMF 실무협의단장은 이점을 분명히 했다.한국 경제가 금리수준을 완화할 단계에 접어들고 있지만 금리인하 시점을 결정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고금리 유지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과 환율불안의 위험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는 환율이 충분히 안정될 때까지 금리인하를 서둘러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IMF는 고금리에 따른 기업과 은행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데 동조하고 있다.특히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추진하는 잇딴 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나아가 정부가 더욱 강력한 조치로 고금리에 따른 비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IMF가 정부와 3일 합의한 고금리 하향조정의 밑바탕에는 이중적인 요소가 있다.금리인하를 용인하는 듯 하면서도 전제조건을 분명히 내세운 것이다.첫번째는 환율이 더욱 안정되야 한다는 것이고 고금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금리가 당장 내려갈 지 여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그렇지만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는 심리적 요인은 시중금리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더욱이 정부의 금리인하 의지는 IMF의 생각을 훨씬 앞서고 있다.임창열 부총리는 기회 있을 때마다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IMF가 정부의 금리인하 요구를 100% 수용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고금리정책에서 선회한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국제적으로 IMF의 고금리 정책에 대한 비판이 거센 것도 이번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분석이다.
금리를 언제 내리느냐 하는 문제는 적정환율에 대한 정부와 IMF간의 평가에 맞물려 있다.정부는 환율이 1천400원대에 진입하면 안정된 것으로 보고있다.IMF는 당초 연말 기준으로 1천370원을 목표로 삼았었다.<백문일 기자>
1998-02-0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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