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동유적은 고구려 전초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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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11-17 00:00
입력 1997-11-17 00:00
한강유역의 고구려 유적 및 유물에 대한 재평가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지난 14일 간행한 ‘구의동유적 발굴 종합보고서’인 ‘한강유역의 고구려 요새’가 그 대표적 사례.최근 고구려 유적으로 밝혀낸 경기도 구리시 아천동 한강 이북의 아차산 보루성 유적 공개와 함께 역사 고고학 발전의 한 전기로 떠올랐다.
이 종합보고서는 한강 북안인 서울 성동구 구의동 유적 발굴책임자이자 1977년 발굴 당시 서울대 교수였던 고 김원룡 박사의 후학들이 펴냈다.처음에는 백제고분으로 보고 발굴했던 구의동 유적을 4세기 중엽 고구려의 군사요새로 바로 잡은 이 보고서는 유적발굴 20년만에 간행됐다.구의동 유적이 베일을 벗기까지는 한강유역의 다른 고대유적 발굴성과가 큰 도움을 주었다.
그러니까 1980년대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발굴한 한강 남안의 백제계 유적인 서울 송파구 오륜동 몽촌토성이 구의동유적 성격을 규명하는 열쇠가 됐다.몽촌토성 출토 토기류에서 백제토기와는 다른 토기류를 찾아내고 이를 백제토기와 차별화했다.백제토기와 차별화한 토기류는 앞서 구의동에서 나온 토기류와 흡사하다는 사실도 이때에 확인됐다.
그런 시각은 1989년 간행한 발굴보고서 ‘몽촌토성’(김원룡·임효재·박순발·최종택)에 반영됐다.그리고 구의동 유적 출토유물의 주류가 고구려계라는 견해가 1993년 서울대 박물관의 ‘박물관연보’(최종택)와 1994년 서울대박물관의 ‘학술총서’(최종택)에 실렸다.특히 ‘한강유역의 고구려토기 연구’는 구의동유적을 고구려 것으로 못박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토기는 물론,유적 자체가 고구려 요새로 결론지은 논문이었던 것이다.
이번에 내놓은 ‘구의동유적발굴 종합보고서’는 지금까지의 연구성과를 통해 구의동유적을 한강 이남 백제를 공략하기 위한 고구려 전초기지로 보았다.구의동유적 남쪽 한강 건너로는 한성백제의 중심지로 알려진 몽촌토성과 풍납토성,방이·석촌동 고분군이 마주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당시 구의동유적 발굴에 참여했던 국립민속박물관 조유전 관장 등 김원룡 박사의 후학인 6명의 고고학자들이 참여했다.<황규호 기자>
1997-11-1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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