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사회적 대책을(사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1997-05-23 00:00
입력 1997-05-23 00:00
매맞는 아내가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18년동안 함께 산 남편을 살해한 사건은 가정폭력이 날이 갈수록 난폭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오늘의 우리가정을 되새겨보고 그 대책을 착실히 세우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이다.

가정이란 남편과 아내가 자녀와 집안의 대소사를 의논하면서 오순도순 생활을 꾸리는 단란한 터전이다.가정은 우리에게 안락과 휴식을 줄 뿐만 아니라 책임감과 보람을 안겨준다.그런 집안에서 어른들이 흉기를 휘두르며 싸우고 때린다면 그것은 이미 가정일수 없으며 그것을 보고 자란 자녀들은 폭력 무감각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밤마다 술취해서 집에 돌아온 남편이 때리고 심지어 칼로 위협한다면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노이로제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더이상 견딜수 없는 아내가 남편을 살해했다면 폭력의 강도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 주부의 40%가 매를 맞고 있으며 전체의 10%는 구타당하는 강도가 심각할 정도라는 것이다.지난 5년간 살인으로 이어진 경우는 27건이나 된다.

때리고화해하는 정도를 넘어서 살인으로 이어진 가정폭력이라면 이제 남의 가정문제로 돌려 그대로 방치할수 없게 됐다.가재도구 하나만 깨뜨려도 경찰차가 달려오는 서구에 비해 우리는 지난해 10월,여성계가 입법청원한 가정폭력방지법이 아직 심의조차 받지못한 상태다.물론 법의 개입으로 가정문제가 더욱 어렵게 될 우려도 있다.그러나 미국과 캐나다·영국 등에선 벌써 80년대 가정폭력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가정폭력을 인권유린으로 다스리고 있다.가정과 인륜파괴를 방지한다는 차원에서도 피해자에 대한 가해자 접근금지나 퇴거 격리등 구나 동단위라도 이를 감시하고 보호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우리 가정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착실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시급히 장치할 때다.
1997-05-23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