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뱃속에서」는 커피가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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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5-08 00:00
입력 1997-05-08 00:00
「고래 뱃속에서」.
서울 성균관대 앞에 자리한 대학생 전용 술집이다.오히려 학생들에겐 열린 문화공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30대 젊은이 7명이 지난해 7월 문을 연 이후 대학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낭만의 휴식처이다.
운영방식이 참 독특하다.대학생이면 누구나 상오 10시부터 하오 4시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커피도 무료로 제공된다.이곳을 찾는 주된 고객은 연습할 공간이 필요한 대학의 연극동아리나 음악동아리다.
처음부터 비상업적으로 시작한 것이라 매번 적자다.그러나 주인들은 결코 문닫을 생각이 없다.공동대표 이희준씨(33)는 『낮에는 쓸모없는 주점을 대학생들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되살리고 싶었다』며 『생기있는 젊은이들을 보면 더이상의 것을 해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통기타 공연으로 시작되는 저녁시간엔 발 디딜틈없이 대학생들로 가득하다.특히 최근에는 단편영화를 상영해 공간부족으로 애를 먹는 대학 영화모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성대 김여애양(22·동양철학과3)은 『학과 친구들과 토론을 할 때면 늘 이곳을 찾는다』며 『이런 공간들이 학교주위에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인들은 이곳을 이용하는 학생들과 함께 분기에 한번씩 지체장애자를 방문하기도 한다.일명「어깨동무」행사.
현재 이 행사에 가입한 회원은 300여명.지난해 12월에 지체장애자들이 있는 대전 원명학교를 방문했을 땐 30여명의 대학생들이 동행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주인 이씨는 『고래 뱃속처럼 넓은 공간에서,사회에서 소외된 사람과 함께 생활하자는 뜻으로 이름을 짓게 됐다』면서 『앞으로 기타교실,풍물학교 등 많은 행사를 통해 진정한 대학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싶다』고 말했다.<박준석 기자>
1997-05-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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