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축소수사 시비 휘말릴까 촉각/「한보」 첫공판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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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7-03-18 00:00
입력 1997-03-18 00:00
◎“특별히 좋은사과 준비” 정씨 뇌물 전달어법 화제/홍씨 “「깃털」은 대출 다른배후 있다는 의미아니다”

17일 열린 한보사건 첫 공판에서 95·96년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던 한이헌(신한국당 의원)·이석채씨가 은행에 대출 압력을 넣은 사실이 밝혀져 또다시 파문이 일고 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신한국당 의원 홍인길 피고인이 당시 한·이수석에게 은행이 한보철강에 대출을 해주도록 청탁했다고 진술하자 한보 사건 수사가 또다시 축소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에 촉각.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한·이수석의 개입은 보강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것』이라면서 『진작부터 공판 과정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축소수사로 몰아 붙이면 억울하다』고 강조.

○…한보그룹 총회장 정태수 피고인과 홍피고인이 뇌물을 전달하거나 대출 청탁을 하며 사용한 어법도 화제.

정피고인은 94년 당시 건설부장관이었던 김우석 피고인에게 당진제철소 해안도로 공사 청탁을 하며 『특별히 좋은 사과를 준비했으니 절대로 남에게 주지말고 집에 가서 드시라』며 승용차에 1억원이 든 사과상자를 실어줬는가 하면,신광식 제일은행장에게는 『은행장 일을 보게 되면 돈도 많이 들 것 같아 용돈을 준비했으니 가져다 쓰라』며 2억원짜리 사과상자를 건넨 것으로 확인.

홍피고인도 95년 6월 한수석에게 『허허벌판에 말뚝 박을 때는 돈주고 공장 다 지어가니 돈 안주는 것은 모순 아이가(아닌가)』라며 청탁.또 95년 11월 이철수 제일은행장에게는 『당신은 돈장사하는 사람이니 알아서 처리하라』면서도 『내가 안되는 것을 되게 해달라는 취지로 부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회적으로 강요.



○…홍피고인은 파문을 일으킨 「깃털론」과 관련,검찰에 소환되기 앞서 주변 인사들에게 『나는 바람이 불면 날아가는 깃털에 불과하다』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깃털」이라는 말은 현 정권의 실세로 추켜 세우는 주변 사람들에게 겸손하게 보이기 위해 자주 써온 표현일 뿐 한보그룹 특혜 대출에 다른 배후가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해명.또 『나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발언 자체를 부인.

○…동국대 선후배 사이인 신한국당 의원 정재철 피고인과 국민회의 의원 권노갑 피고인이 이날 공판에서 상반된 주장을 펼쳐 눈길.정피고인은 96년 10월 하얏트 호텔 로비에서 『정총회장의 부탁』이라며 권피고인에게 국민회의 재경위 소속 의원 4명의 한보철강 관련 국정감사 자료 요구를 막아달라는 부탁을 하자 권피고인이 『형님을 봐서 알아서 해드리겠다』고 말했다고 주장.그러나 권피고인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부인.<박은호·김상연·박준석 기자>
1997-03-1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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