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과 무메달(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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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7-24 00:00
입력 1996-07-24 00:00
올림픽은 「참가하는데 의의가 있다」지만 그것은 올림픽정신을 고양하기위한 구호일뿐 「사실 이기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스포츠는 어차피 승부를 가리기 위한 것.때문에 이기고 지는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다.특히 메달경쟁이 치열한 올림픽무대에서 메달을 따낸 선수와 그렇지못한 선수는 말할 것도 없고 금메달을 따낸 선수와 은·동메달에 머문 선수의 영예도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금·은·동메달의 실력수준은 종이 한장차이.자칫 방심하거나 조그마한 실수라도 저지르면 메달의 색깔은 순식간에 변해 버린다.금메달리스트가 되면 매스컴의 각광을 받고 영웅으로 떠오르지만 은·동은 금의 그늘에 가려버린다.그래서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는 소리가 없지 않다.당연한 항변이나 그렇게 생각할 수만도 없는 것이 스포츠의 속성.부정한 방법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세계정상에 오른 것과 정상 바로밑에 머문 것은 그가치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애틀랜타올림픽에서 한국은 22일 레슬링의 심권호가 첫금메달을 따낸데 이어 23일에는 남자유도의 전기영과 여자유도의 조민선이 나란히 우승,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밤잠을 설쳐가면서 이 자랑스런 모습을 지켜본 온국민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고 신문·TV등 각종 매스컴은 이들을 영웅으로 떠받들고 있다.이들은 그만한 찬사를 받을만한 일을 해냈으므로 당연한 보상이다.

그러나 메달경쟁에서 탈락한 선수의 심경도 헤아려야 한다.특히 금메달후보로 꼽혔던 선수가 초반에 탈락했을 때의 그 처절한 심경은 「절벽에서 떨어졌을 때」의 절망,바로 그것이라고 한다.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첫 개인종목 2연패」를 노렸던 역도의 전병관이 실격을 당한뒤 흘린 눈물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주변의 지나친 기대가 그에게 중압감을 안겨 메달을 놓치게 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금메달의 스타를 치켜세우고 찬사를 보내는 것도 좋지만 그것을 부러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훨씬 많은 선수들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마음도 가졌으면 한다.〈황석현 논설위원〉
1996-07-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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