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왜곡하는 폭로전/한탕주의 그만두고 정도로 승부하라(사설)
수정 1996-04-04 00:00
입력 1996-04-04 00:00
○공명선거 저해하는 구태
상대방의 비행이나 약점을 잡고 음해하는 폭로전이나 흑색선전은 정당이나 후보자가 역대선거에서 이용해온 전형적인 구태다.구체적인 것은 법에 금지된 불법행위로 처벌대상이기도 하다.그만큼 공정하고 명랑해야 할 선거에 흙탕물을 끼얹는 원시적인 저해행위다.지금 선거현장에서는 유인물살포나 컴퓨터를 통한 출처불명의 흑색선전과 근거없는 유언비어유포전이 난무하고 있다고 한다.단속과 적발이 어려운 점을 틈타서 여자관계,축재설,지역감정자극,색깔시비,건강문제등 치사하고 저질스런 헐뜯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런가 하면 정당의 중앙당이 벌이는 폭로전은 선거전을왜곡시키고 정치의 도덕성과 민주성을 훼손하는 문제점을 낳고있다.새정치국민회의가 장학노부정비리를 폭로한데 이어 다시 그와 관련하여 콘도허가과정에서의 특혜와 감사중단압력의 의혹을 제기했다.검찰이 축재사실을 확인했다 하더라도 공당인 제1야당의 정략적폭로행태는 정당화될 수 없다.흠집내기의 폭로는 개인은 물론 정당에도 결코 게임의 정도가 아니다.정권을 담당하겠다는 정치인이나 정당이라면 폭로할 비리가 있으면 사직당국에 고발해서 처리토록 하는 것이 국민에대한 수범이 되는 행동이다.그런데도 원한에 찬 여인네들을 동원하여 기자회견을 시키는가 하면 감사원의 공신력이 걸린 문제를 관계자도 아닌 야당의 선거대책본부장이 기자회견을 해서 공식발표하는 식의 정치행태는 결코 바람직한 것이 될수 없다.사실을 다루는 언론이 폭로한다면 또 몰라도 정당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면서 검증도 되지 않은 일방적 의혹을 발표하는 예는 쉽게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략적 이용 정당화 안돼국민회의는 작년 6·27지방선거 때도 투표일직전에 외교문서변조의혹을 터뜨렸다.변조는 오히려 다른 사람이 한 것으로 윤곽이 드러났지만 선거가 끝난 뒤였다.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정략적차원의 한탕주의 폭로가 선거의 승부수가 되어서는 안된다.위로부터의 그같은 공식적인 중상모략은 아래의 후보자들간 비리캐기,인신공격으로 확산되어 선거전의 과열과 혼탁을 부채질하게 된다.공당이 정책과 공약을 놓고 정정당당한 승부를 벌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커녕 상대편의 약점을 잡아 진흙탕물을 끼얹는 술수를 공개적인 정당활동으로 공식화하는 것은 민주정치의 타락이요 정치적자유가 아닌 방종이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선거운동이 우리사회에 가져올 도덕적파탄도 심각한 우려의 대상이다.그러지 않아도 부패와 쿠데타의 권위주의시대의 가치관을 청산하고 있는 마당에 민주시대의 이같은 방종이 확산될 때 우리의 도덕 수준이 어떻게 될지 주목하지 않을수 없다.그런 비신사적이고 비도덕적이며 비민주적인 정치 사회적 풍토가 국제사회에 『한국적』 특성 내지는 부끄러운 국민성으로 비쳐질 때 그 피해는 누가 볼 것인지 정치세력들은 깊은 자성이 있어야한다.
○품위지킬 책임 유권자에
우리는 국민회의를 비롯한 모든 정파들이 공명선거를 해치는 상대방 흠집내기의 폭로전을 즉각 중단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그리고 폐어플레이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폭로주의를 추방하기위해선 언론도 냉정해야 한다고 본다.따라서 그 내용과 관계없이 선거전의 폭로는 사실확인이 없는 한 불법적 선거운동이므로 신중한 보도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와 국민전체의 품위를 지킬 최종책임은 유권자들에게 있다.리더십이나 비전 제시를 통해 신임을 묻는게 아니라 반사이익이나 챙기려는 폭로전술에 대해서는 표로써 심판해야 한다.
1996-04-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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