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민 백만/지방 강제이주/방북 해외동포 밝혀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1995-06-02 00:00
입력 1995-06-02 00:00
◎성분 불량자등 대상… 반발확산/체제위협 요인 제거·도시비대화 방지 노린듯

북한은 최근 현재 3백40만∼3백50만명에 이르고 있는 평양주민가운데 1백여만명을 줄인다는 목표아래 평양주민들에 대한 대규모 강제이주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1일 알려졌다.

특히 이같은 강제이주 대상 평양주민은 일부 기관과 기업소소속 주민이외에는 대부분 성분불량자와 농촌연고자들이라는 점에서 해당자들의 불평불만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2면에 계속>

<1면서 계속>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이와 관련,『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상사원,관광객,해외교포들에 의하면 지금 북한당국이 평양주민들에 대한 강제이주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북한은 그동안 이른바 「혁명의 수도」인 평양인구를 2백만명선으로 억제해 왔으나 지방과 생활격차로 인해 각지에서 평양으로 집중되는 통에 3백40만∼3백50여만명으로 비대해지자 1백여만명을 타지역으로 강제이주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이같은 강제이주는 인구분산의 효율적 측면보다 각종 부작용이 초래될 것으로 예견된다』면서 『특히 대규모 이주사업으로 도시인들의 농촌적응이 의문시되며 당의 시책에 반발하는 등 이들이 새로운 불만세력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도시·지방간 생활격차에 따른 갈등이 심화돼 체제불만이 확산되는등 기대하는 성과보다 오히려 북한체제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강제이주의 구체적 부작용과 관련, ▲지방보다 식량배급,주택배정 등에서 특혜를 누려온 평양주민들은 지방으로 전출되는 것을 감옥가는 것보다 더 두려워하고 있으며 ▲남편이 농촌출신이라는 이유로 이주대상이 된 여자들이 이혼을 요구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농촌지역에서는 강제이주된 도시인들이 다른 노동자들을 집단폭행하거나 작업장에서 일을 하지 않고 시설물을 파손하는 등으로 불평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또 『평양주민의 대규모 강제이주는 나진·선봉경제특구의 개방과 관련,현재 20여만명에 이르는 이 지역주민들을 오는 2010년까지 1백만명으로 확대조성한다는 계획과도 맞물려 이뤄지는 것이라고 하나 당시책에 대한 이주대상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김정일정권의 출범을 앞두고 주민이주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경제난 타개를 위해 산업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도시비대화에 따른 각종문제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목표와도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농번기를 맞아 유류도입과 전력생산등 에너지공급의 급격한 감소와 영농기계의 노후화등으로 인해 인력동원으로라도 대처해나가는 한편 주민성분재조사를 통해 위해분자를 색출,격리시켜 체제위협요인 제거와 함께 유사시 안보 측면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이목희 기자>
1995-06-02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