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경주박불관/「음성 안내시스템」 첫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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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8-14 00:00
입력 1994-08-14 00:00
◎관람순서에 맞춰 전시품 상세히 설명/본관에서 안압지까지 70분에 담아/외국인 관람객위해 일어·영어로도 제작

「박물관 정문에서 헤드폰을 끼고 본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낭랑한 목소리가 박물관의 역사를 들려준다.본관에 들어서면 이 목소리는 관람객의 발걸음을 전시실로 인도하며 진열된 유물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시작한다.」

국립경주박물관이 국내에서 처음 도입한 「음성 안내 시스템」이 최근 본격 운영에 들어가 박물관 관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음성 안내시스템」이란 박물관에 들어서면서 부터 문을 나설 때까지 전시품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관람 순서대로 헤드폰으로 듣는 작은 녹음기에 담아놓은 것.입구에 있는 대여소에서 2천원을 내고 녹음기를 빌리면 본관과 고분관·안압지관 등 3개 전시관과 박물관 뜰에 있는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과 석조유물 등 경주박물관의 모든 것을 약 70분에 걸쳐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둘러 볼 수 있다.

먼저 박물관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과 함께 본관에 들어서 선사실과 원삼국실·미술공예실 등을 둘러보는데 약 30분,다시 발걸음을 옮겨 고분관을 훑어보는데 15분 정도가 걸린다.고분관을 나서면 헤드폰 속의 음성은 잠시 시스템을 끌 것을 지시한다.다음 전시관인 안압지관까지 상당한 거리가 떨어져 있기 때문.그동안 관람객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조금 전에 본 것들을 화제로 이야기 꽃을 피워도 좋다.이어 15분 정도 안압지관을 둘러보고 나면 시스템은 박물관 뜰 곳곳에 있는 대형 유물들 앞으로 관람객들을 인도하게 된다.

이 시스템은 경주박물관이 (주)도우미전자와 함께 지난 봄부터 작업을 시작해 얼마전 완성한 것.도우미전자측이 전문 스크립터를 동원해 녹음용 초고를 만들었고 경주박물관의 학예직들이 내용 검토에 참여했다.현재 녹음된 내용은 전시유물에 대한 요점을 전문지식이 많지 않은 일반 관람객들도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4차례의 수정작업을 거쳐 완성된 것이다.

이 시스템은 우리말 이외에도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영어와 일본어 녹음도 있다.우리말의 경우 성우들이 녹음을 맡았고 영어와 일본어는 국제방송 아나운서들이 동원됐다.또 중간중간 에밀레 종소리와 불경소리들을 효과음으로 적절히 삽입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는 비용은 2천원.현재 5백 세트가 비치되어 있다.도우미전자는 이 대여료를 받아 개발비와 운영비에 충당하게 된다.

한편 경주박물관에 이어 국립민속박물관도 곧 이 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건길 경주박물관장은 『최근에는 이곳처럼 관람객들이 녹음기의 지시에 따르는 방식이 아닌,관람 순서에 관계없이 어느 진열장 앞에서도 그 진열장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 시스템이 일본에서 이미 실용화되어 있다』면서 『새로 지어질 국립중앙박물관이나 아직 이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각 지역 박물관들은 이 새로운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서동철기자>
1994-08-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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