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북핵대응 일단 “지켜보기”/「NPT탈퇴」 비공개협의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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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3-19 00:00
입력 1993-03-19 00:00
지난 12일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이래 한때 긴장감까지 돌던 유엔의 분위기가 주말을 넘기면서 한결 누그러지고 있다.
17일 상오(미국 동부 시간)비공개로 열린 유엔안보리는 당초 주의제가 나이베리아 문제이기도 했지만 18일 열릴 국제원자력기구(IAEA)특별이사회 결과를 지켜보자는 선에서 논의를 마무리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같은 분위기는 결론을 내지는 않았으나 구체적인 「제재」방법까지 튀어 나왔던 지난 12일의 안보리 분위기와는 좀 다른 것으로 일종의 변화라고 할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는 몇가지 설명이 가능하다.우선 국제여론의 향방을 들수 있다.북한이 탈퇴선언을 했으나 법적 탈퇴까지는 90일이란 유예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동안 IAEA가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을 지켜본 뒤 안보리가 개입해도 늦지않지 않느냐는 여론이다.미국 국내 여론도 외교적 노력이 앞서야 한다는 쪽이 우세하다.이러한 여론은 러시아의내분이나 보스니아사태 등의 진전에 따라 국제적으로 긴박한 문제들이 겹쳐 있는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은 중국이라 할 수 있다.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에는 이해를 같이 하면서도 충분한 검토없는 북한에 대한 제재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지난달 25일 IAEA의 북한에 대한 특별사찰 결의안이 22개국 제안으로 투표없이 채택됐을때 중국측은 『만약 투표가 실시됐었다면 중국은 기권을 했을 것』이란 입장을 취했었다.지난 12일의 안보리에서도 중국은 북한이 NPT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만으로 안보리가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했다.탈퇴는 NPT 자체가 허용하고 있는 가입국의 권한에 속하는 문제라는 논리다.
거부권이 있는 중국의 입장이 이렇다고 해서 안보리가 아무일도 할수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북한의 핵개발은 『세계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고 중국도 북한의 핵개발 자체를 용인하자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유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중국이 반대하는 대북조치는 무리라는쪽이었다.명분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못하더라도 중국의 협조가 없으면 경제제재 같은 강제조치가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문제의 일차적인 이해당사국은 물론 한국이다.그 다음으로는 중국과 일본이다.그러면서도 중국은 북한과의 『특별한 관계』외에도 북한의 핵개발 의지나 능력에 대해 다른 서방국들과는 다소 다른 인식을 갖고 있는것 같다고 유엔의 한 외교관은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등 관계국들은 유엔의 조치에 앞서 우선 탈퇴선언을 한 북한의 진의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탈퇴를 스스로 철회하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보인다.중국의 주선으로 북경에서 곧 열릴 것으로 보도된 미국과 북한의 접촉은 그런 면에서 이번 문제 처리의 한 분기점이 될것 같다.
안보리는 이같은 개별적인 외교접촉과 오는 25일의 IAEA사찰시한 등을 지켜본 뒤 빨라야 다음 주말쯤,늦으면 오는 31일 다시 열리게 돼있는 IAEA이사회 이후에나 어떤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게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유엔본부=임춘웅특파원>
1993-03-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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