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 개선돼야 한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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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2-17 00:00
입력 1993-02-17 00:00
지난 5일간 계속된 국회본회의의 대정부 질문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느낀 소회는 『아직도 이런 비생산적 의정을 되풀이 할 이유가 있느냐』는 회응였다.어느 의원이 대정부 질문 서두에 『총무단 요청때문에 어쩔수 없이 등단하긴 했지만 시간 낭비라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고 한 토로는 우리의 이런 소회가 편견이 아님을 뒷받침한다.뿐만 아니라 그의 토로는 대정부 질문 무용론을 국회의원 스스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국회가 이번 대정부 질문을 통해 당면 현안을 다루면서 6공1기의 공과를 평가하고 14대 대선정국을 실질적으로 마무리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었다.그러나 결과는 기대치에 크게 미흡했다.국회는 국민의 궁금증을 어느것 하나도 시원스럽게 풀어주지 못한채 장황한 연설조 질문과 지난해 정기국회 수준에서 별 진전이 없는 형식적 답변의 청취만을 반복했다.

대정부 질문의 외형 역시 실망스러웠다.질문이 진행된 본회의장은 여야의원들의 대거 불참으로 첫날부터 썰렁했고 그나마 잦은 이석과잡담으로 산만하기 짝이 없었다.답변이 진행되는 동안 질문한 의원조차 제대로 자리를 지키지 않는 구태도 여전했다.도대체 이렇게 책임감도, 주인의식도 없는 국회를 왜 소집했는지 모르겠다.국회란 여는 게 능사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내실있게 운영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는 바이다.

이번 대정부 질문에 대한 기대는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었는지 모른다.민자당은 새정부 출범 준비로 바쁘고 민주당의 관심은 당권경쟁에 쏠려 있으며 국민당은 와해위기에 직면해 있으니 말이다.또한 퇴진을 목전에 둔 정부를 상대로 정책질의를 벌인다는 것도 따지고 보면 무의미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국회는 20일간의 짧은 회기 가운데 5일을 대정부 질문에 할애했다.여당은 새정부 출범과 관련한 국무총리임명동의안과 정부조직법개정안등의 원만한 처리를 위해 야당측 요구를 들어 주어야했고 야당은 선거 뒤처리와 관련하여 정치공세의 마당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런 의사일정이 마련된 것이었다.문민시대 출범에 맞추어 국회도 개혁되어야 한다는 시대적 명제를 생각한다면 이제 이런 구태의연한 비생산적 담합은 배격되어야 한다.

국회의 대정부 질문, 즉 국회가 주요 현안에 대해 정부의 인식과 입장·대책등을 묻고 실책을 추궁하는 건 국회의 당연한 기능이고 책무다.그러나 여건과 상황이 적절치 않을땐 대정부 질문을 과감히 축소하거나 서면으로 대신하는 지혜도 발휘할줄 알아야 한다.오늘부터 시작될 국회의 상임위 활동은 보다 진지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1993-02-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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