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수씨 구인 파문과 여야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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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9-10 00:00
입력 1992-09-10 00:00
◎“구인 난기류”… 정국 장기냉각 우려/관련자 문책인사 등 조기치유 전력/행정조직 지원없는 대선준비 추진/민자/민주선 「대여압박카드화」… 표몰이 가속화 예상

검찰의 한준수 전연기군수 강제구인을 계기로 이번 「관권선거주장」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상규명작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야권이 대여공세의 수위를 한단개 높임으로써 정국이 급속 냉각되고 있다.

민자당은 이번 사태가 정기국회 개원등 정국정상화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관련자 인책,선거제도 개선등 다각적인 조기 치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등 야권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대여압박카드로 장기활용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민자당◁

민자당은 한씨의 구인을 계기로 검찰의 수사를 서둘러 매듭짓고 빠른 시일내에 연루자에 대한 인책과 후속인사를 단행한다는 입장이다.이같은 정면대응 방침은 가급적 이번 사태를 조기수습하기 위한 포석임은 물론이다.

민자당으로서는 성역없는 엄정한 수사로 관권부정 연루자를 가려내 형사적·정치적 책임을 지우고 아울러 제도개선등 수습카드를 제시하는 정공법적 대응만이 파문을 잠재울 수 있는 최선의 대안으로 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 사태는 대선을 3개월 가량 앞둔 김영삼총재와 민자당에게 상당한 부담인 것도 사실이다.특히 김총재로서는 이동통신문제 해결과정에서 보여준 결단과 개혁의지로 대권후보로서의 이미지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시점에서 돌출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총재측은 따라서 이번 사건을 김총재의 개혁의지를 여실히 드러내 보이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위해 장단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자당은 우선 단기적으로는 검찰수사결과 연루자가 드러나면 「지위고하를 막론한 인책」을 당국에 거듭 촉구하는 한편 적절한 시점을 선택해 김총재의 기자형식을 통해 공무원 중립보장을 위한 제도개선방안을 천명한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민자당은 연기군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는 한전군수는 물론,혐의가 드러날 경우 이종국충남지사와 임재길 민자당연기지구당위원장의 인책은 불가피하다고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검찰 수사가 일단락되는 시점에서 김총재가 직접 「공무원 중립보장」을 선언해 공무원의 선거개입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의지를 밝히는 것도 검토중이다.민자당은 ▲공정한 대선을 치르기 위한 선거법의 획기적 개선 ▲관계기관 대책회의의 개선등 제도개선으로 김총재의 의지를 뒷받침,예상되는 야당측의 단체장선거 연내실시등 대여공세를 무력화한다는 전략이다.

민자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이같은 단기적 처방과는 별도로 장기적으로는 연말 대선을 당조직및 김후보 개인 이미지에 의존해 치러야한다는 과제를 안게됐다.즉 행정조직의 암묵적 지원이라는 「여권프리미엄」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된데다 근거없는 대여폭로와 실현가능성없는 정책으로 국민 각계각층의 인기에만 영합하는 「야당프리미엄」이 판을 치는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당세보강과 후보개인에 대한 홍보전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는 판단인 것이다.

김총재측이 최근 금전적 청렴성 측면에서 김대중·정주영 두 야권후보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부쩍 강조하는 한편 그동안 일체 맞대응을 자제해온 정국민대표의 「시비」에 대한 반격강도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이다.

▷민주당◁

한전군수가 강제구인되고 경찰력이 마포중앙당사에 진입한데 대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반민주적 폭거』라고 규정짓고 강경대응할 태세이다.

김대중대표가 러시아를 방문중이어서 아직 구체적인 대응방안은 세워지지 않았지만 한씨 구인이전부터 촉구해온 총선당시 내무부장관과 이종국 충남지사및 당사 진입의 책임을 물어 내무부장관·경찰책임자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서는등 대여 정치공세수위를 한단계 높이고 있다.

또 김원기최고위원을 단장으로 정원식국무총리에게 항의단을 보내고 귀성객을 대상으로 긴급 당보호외 50만부를 배포하는가 하면 장외집회도 계획하는등 대국민 홍보에 부심하고 있다.그러나 추석연휴로 이문제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희석될수 있다는 점이 민주당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정치공세·홍보이외에 민주당의 향후 대응방안은 3당대표회담과 정기국회운영등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느 것 하나 선뜻 결론을 내릴수 없는 입장이다.

한씨 구인 집행직후 열린 긴급 심야 당무위원및 의원 합동회의에서 『즉각 3당대표회담을 거부하자』(김령배최고위원)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으나 「재고 가능성」이라는 유연한 표현으로 결론이 났고 김대표는 이기택대표와의 국제전화를 통해 『3당대표회담문제는 결정내리지 말고 남겨달라』고 당부해 분리처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단체장선거·정기국회운영방안을 협의하고 정치관계법 심의특위의 협상 결과를 논의할 대표회담을 공권력의 당사진입등으로 거부하기에는 득실계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당◁

한준수 전군수강제구인과 관련,정주영대표가 위로전화를 하고 김효영사무총장이 민주당사를 방문하는 등 「공분」을 표시했으나 기본적으로는 별 관심이 없다는 눈치이다.

김정남총무등 당직자들은 9일 이번 사태와 관련,▲관련자 사법소추 ▲노태우대통령 및 김영삼총재에 대한 정치적 책임추궁 ▲대선법개정 등 재발방지책 강구를촉구하면서 민주당과의 공조를 다짐했지만 정작 이날 아침 당직자회의에선 한전군수 연행문제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뿐만 아니라 이날 정대표가 이기택민주당대표와의 전화통화에서 야권공조투쟁을 제의한것처럼 민주당측이 발표한데 대해서도 국민당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항의하는 등 「소리는 크되 행동은 없는」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구본영·윤승모·박정현기자>
1992-09-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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