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관이도 해냈다” 온동네잔치/금메달 따던날… 진안 고향마을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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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7-29 00:00
입력 1992-07-29 00:00
『전병관 만세!』장하다 전병관 드디어 해냈구나!』
역도 56㎏급에 출전한 「작은 거인」전병관이 한국에 2번째 금메달을 번쩍 들어 올리는 순간 전북 진안군 마령면 강정리 원강정마을 전선수의 고향 주민과 친지들은 「와」하는 환호성과 함께 서로 얼싸 안으며 장한 쾌거의 기쁨을 나눴다.
이날 일찍 저녁을 끝내고 전선수의 쾌거 기쁨을 함께 나누기위해 전선수집에 모여 TV생중계를 통해 전선수의 역투모습을 숨죽여가며 순간순간 지켜 보았던 30여명의 친지·마을주민들은 우승이 확정되자 모두 두손을 치켜들고 「전병관만세」합창소리와 함께 전선수의 어머니 박옥수씨(49)를 얼싸안았다.독실한 원불교신자인 박씨는 전선수가 서울을 떠나 바르셀로나를 향하는 날부터 매일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원불교 마령교당에 나가 전선수의 무운을 기원했고 자정엔 뒷마당에 정한수를 떠놓고 아들의 장한 소식을 빌었다.
『장하다 내아들아.장하다…』
농사일에 쫓겨 제대로 뒷바라지를 못해 몹시 가슴졸이며 안타까워했다는 박씨는 『병관이가 드디어 큰일을 해내 온국민이 보내준 성원에 보답해줘 무어라고 말할수 없이 기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날 전선수의 아버지 전덕권씨(50·농업)는 TV방송관계로 상경,집을 비웠으나 이웃 주민과 친지들이 많이 찾아와 함께했다.
특히 밤을 지새며 멀리서 전선수의 금메달순간을 지켜본 친척들의 축하전화가 우승직후 박씨에게 쇄도했다.
이 마을출신인 마령면장 이석원씨(59)는 『이마을 뒷산인 마이산줄기의 광대봉(일명 투구봉)이 투구모양으로 생겨 장수가 날 것이라는 옛말이 전해내려왔다』며 『병관이가 세계를 들어올린,우리마을이 낳은 장사가 됐다』고 기뻐했다.
쾌거 소식을 듣고 달려온 전병관의 마령중시절 체육교사 정인영씨(40·현이리고 체육교사)는 『승부욕과 힘이 남달리 강해 이번대회에서 병관이가 금메달을 꼭 딸것이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금메달이 확정된 뒤 이집 앞마당에 멍석을 깔아놓고 동동주와 수박으로 축하잔치를 벌인 마을 주민들은 『바쁜 훈련속에서도 병관이가 가끔 고향을 찾게 되면 할아버지 산소부터 찾는등 효심이 남달랐다』며 전선수에 대한 칭찬과 에피소드로 한여름밤을 새웠다.금메달소식이 전해지자 강상원전북도지사와 신진하진안군수가 전선수의 집을 직접 방문,금일봉을 전달하기도.<진안=조승용기자>
1992-07-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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