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경협과 수교(사설)
수정 1992-02-06 00:00
입력 1992-02-06 00:00
우리 기업들도 이번 협정발효를 전기로 삼아 양국간 교역의 확대는 물론이고 대중 수출확대를 통해 대중 무역역조를 시정하는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다.중국이 우리 상품에 5∼30%의 차별관세를 부과함으로써 그동안 우리의 대중수출이 경쟁상대국에 비해 크게 불리했던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난해 11월말 현재 대중적자 10억달러를 차별관세탓으로만 돌리기 어렵다.우리 기업들은 대중교역개념을 수출보다는 수입에 비중을 더 두고 있는 것 같다.농산물을 비롯하여 값싼 공산품을 마구 들여와 국내 농업과 중소제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앞으로 연간 52억달러에 이르는 왕복교역량을 늘리는 것 못지않게 10억을 넘는 대중적자의 해소는 한·중간 경협의 현안과제이다.또 무역협정 발효이후 정부간 경제적 현안과제로 투자보장협정과 이중과세방지협정 체결문제가 있다.우리 기업들은 양국간 투자보장협정 등이 체결되지 않았는데도 지난 한햇동안 모두 7천8백만달러어치의 대중투자를 단행했다.
우리는 중국이 정경분리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도 꾸준히 교역 및 투자를 늘려왔다.그러나 양국간 경협이 한단계 높은 단계로 발전하려면 그 선행조건인 투자보장협정 등이 체결되어야 한다.이는 두나라간에 수교가 이루어질 때에 가능하다.그런데 이번 무역협정 체결에서 서명당사자가 우리측은 대한무역진흥공사,중국측은 중국국제상회로 되어 있다.정부 레벨의 협정이면서 국영기업의 이름을 빌리는 편법을 쓰고 있다.
이는 중국측이 정경분리원칙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동구공산권과 소련의 붕괴이후 세계는 탈냉전시대를 맞고 있다.정치적 이념을 내세워 정경분리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북한관계를 이유로 우리와 수교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그러나 지난해 남북이 동시에 유엔에 가입했고 12월13일에는 남북한이 불가침 및 교류·협력합의서를 채택했다.
이제는 남북한문제가 중국의 대한수교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도 않다.중국이 우리와 수교를 미룰 장애요인이 없다고 생각된다.국가간 협력은 상대적인만큼 중국이 계속해서 수교를 늦추려 한다면 우리 또한 그에 적합한 협력자세를 유지하는 게 옳다.
일본이 북방도서반환을 연계시켜 대소투자를 미루어오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시준하는 바가 많다.무역에서 심한 차별대우를 받으면서 대중경협을 확대해온 우리와 대조적이다.우리 역시 수교없는 경협에 연연하거나 경협이 수교를 앞당긴다는 도식에서 탈피,국교가 이루어질 때까지 경협의 속도를 신축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1992-02-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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