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오염의 분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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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3-22 00:00
입력 1991-03-22 00:00
영남일대 식수를 발암물질 페놀로 뒤덮은 낙동강 오염사태가 지금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충격이 아니라 분노라고 할수 있다. 식수원 수질에 관한한 최근 3년새 우리국민 모두가 상당수준의 문제인식을 해온 바 있다. 따라서 오염원의 중심체가 되는 기업만이 아니라 국민자신 하나하나도 책임이 있다는 이해에까지 도달돼 있다. 이러함에도 멀쩡한 대기업이 일단 방류하면 기술적 조사를 해야 찾아낼 수 있는 성분도 아닌,즉시 그 폐해가 체감되어지는 페놀을 몇달씩에 걸쳐 태연히 처넣었다는 사실은 한마디로 방약무인의 행위이다. 수질환경보전법의 벌칙규정은 조업정지처분과 함께 5년 이하의 징역이나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되어 있다. 하기는 이런 한계 때문에 쏟아넣고 오히려 걸리는게 낫다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치사한 방법도 소기업들이나 할 일이다. 상당한 신뢰도를 유지해온 대표적 기업으로서는 이러한 벌칙을 넘어선 진지한 사과를 해야만 할 것이다.

보도로 보면 검찰이나 환경처가 그래도 이 사건을 찾아낸 것으로 되어 있다.그러나 어디서 찾아 냈는가. 페놀이 소독약품인 염소와 결합되면서 악취가 심한 클로로페놀을 만들어 이 냄새가 가정에 도달한 뒤라야 겨우 오염의 심각성을 알아냈다. 명백한 수질관리의 허점을 드러낸 것이고 과연 당국은 지금 오염의 관리를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되묻게 된다. 이 역시 엄중한 책임을 져야만 할 것이다.

이미 설명마저 지루해진 오염의 심각도를 다시 지적할 겨를도 없다. 우리수준의 상황파악에서도 수질오염의 문제는 지금 경제적 비용까지도 계산해 가지고 있다. 수질오염도가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1.2ppm에서 3.1ppm까지는 그 정수비가 t당 2원47전에서 3원11전으로 완만하게 늘어나지만,이 이상을 넘어서서 3.4ppm에서는 갑자기 10원42전으로 튀어오른다. 이로부터 오염도 3배에 정수비 5배라는 비율이 계속된다. 남도 할텐데 내 한 업체가 한건 더 잠깐 쓸어넣으면 되겠지하는 태도가 모든 국민에게 주는 비용부담은 몇 10배에 이를 수도 있다는 측면을 우리는 더 확실하게 인지해야할 시점에 있다.

현재 환경처는 이런 악화단계를 상정하지 않고도 정부재정 5조1억원,민간투자 3조2천억원 등 8조3천억을 동원하는 환경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 재원을 가지고 해낼 수 있는 일이란 95년까지 겨우 공해방지 기초시설을 통한 생활환경개선일 뿐이다. 이번 사태와 같이 한 지역만 급격히 오염시켜도 이 비용은 추산조차 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은 아직도 어떻게 교묘히 폐수를 무단방류하느냐의 지혜를 짜기에 매달려 있다. 장마철만 되면 폐수 퍼붓기에 바쁘고 침전조바닥에 2중배관을 해 감시에만 눈가림을 하는 짓까지 하고 있다. 우리의 현재 산업폐수량은 연간 80억t으로 추정된다. 표본조사결과 이를 중심적으로 배출하는 4천1백개 공해업소중 13%가 아직도 건성으로 처리장치를 한채 가동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앞으로 5년내 한강·낙동강·금감·영산강 등 4대강이 공업용수로도 쓰지 못하고 4급수로 전락될 것이라는 과학적 가정도 나와 있다.

이번 사태가 이 시급성에 본격적으로 대응하는 최후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1991-03-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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