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달리는 추곡수매 공방전(국감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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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11-29 00:00
입력 1990-11-29 00:00
국감 3일째인 28일 농림수산위의 농림수산부에 대한 감사에서는 추곡수매문제와 우루과이라운드협상 대응책이 최대의 쟁점으로 부각됐다.
특히 올해 추곡수매가 및 추곡수매량에 대한 정부 동의안의 처리를 앞두고 정부측과 야당측이 지난번 농림수산위에서의 탐색전에 이어 2라운드 접전을 벌였다.
이날 정부측은 쌀 재고 누증에 따른 양곡기금결손액의 누증 및 예산부담가중 등 총량적·거시적 접근으로 통일벼 4백50만섬 수매(전년대비 5% 인상률),일반벼 3백만섬 수매(2백50만섬은 차액보상·10% 인상률)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에 비해 야당측은 주로 국민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재원조달문제 등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야당 프리미엄」을 활용,상대적으로 낙후된 농업부문 및 농민에 대한 소득보상차원이라는 미시적 접근으로 통일벼 21.9%,일반벼 23.9% 인상을 제안하는 한편,쌀 재고 증가의 원인이 80년대초 외미 과다도입 때문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농가희망 전량수매(통일벼)를 강조했다.
정부측이 올 수매가 인상률의 근거로 일반벼의 경우 5.3% 인상 요인에다 소득보상 4.7%를 보태 10%로,통일벼의 경우 13% 인하 요인이 있었음에도 5%로 결정했다는 주장과 지난해 경상경제성장률과 우루과이라운드 등으로 어려워지리라 예상되는 농협부문에 대한 소득보상 요인을 대폭 반영해야 한다는 야당측의 주장은 논리의 접근방법에서부터 엄청난 괴리가 있어 수매가 동의한 처리과정에서 줄곧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또한 정부측은 쌀재고 누증이 외미 과다도입 탓이라는 야당측의 주장에 대해 88·89년 등 대폭적인 생산증대와 소비량의 지속적 감소 탓이라고 반박하고 있어 수매량 결정은 여야 협상과정에서 더욱 큰 시각차가 노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평민당의 김영진 의원은 재고누적 때문에 대폭적인 추곡수매량 확대가 곤란하다는 정부측의 논리를 공박하기 위해서 쌀 재고 누증의 가장 큰 이유는 80년부터 84년까지 정부측이 2천3백60만섬의 외미,특히 미국산 쌀을 과다도입한 사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농민에 대한 소득보상적 차원에서 무조건 수매량을 늘려야 한다는 야당식 공세차원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일단은 주목을 끌만했다.
정부측은 이에 대해 80년대초 외미도입에 따른 과잉재고문제는 87년까지 해소됐으며 90년말 과잉재고는 89∼90년 생산량이 소비량을 6백29만섬 초과한데서 기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즉 정부미 재고가 87년말 7백64만섬에서 90년말 1천3백18만섬으로 증가한 것은 88·89년 잇따른 풍작과 소비량의 감소가 맞물린 탓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감사에서 정부측은 평민당측이 주장한 외미 과다도입 의혹설에 대한 반박논리를 펴는데 급급하다 보니 정작 이번 추곡가 인상률 결정의 정치·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대야 설득(궁극적으로 대국민설득)에 소홀한 감이 없지 않았다.
평민당측도 모처럼 무조건적인 소득보상차원에서 벗어나 수매량 확대문제에 있어서 외미도입과 관련한 경제논리를 내세워 정부측을 몰아세우는 듯 했으나 자료수집의 부실과 자료분석의 불철저 등 준비미흡으로 정부측의 정면반박에 부딪쳐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한 느낌이었다.<구본영 기자>
1990-11-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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