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 50년… 한국 여성 복용률은 고작 2%
수정 2010-06-07 00:00
입력 2010-06-07 00:00
이후 피임약은 진화를 거듭했다. 가장 주목받은 변화는 피임약에 사용되는 호르몬을 천연호르몬과 유사하게 바꾸려는 노력이었다. 그 결과, 1990년대에는 합성 황체호르몬의 일종으로, 피임약 중 처음으로 체중 증가등의 부작용을 줄인 드로스피레논(바이엘 쉐링)이 개발되기에 이르렀다. 복용법도 크게 바뀌었다. 기존의 ‘21일 복용, 7일 휴약’ 방식 대신 24일간 호르몬제를 복용한 뒤 4일간 위약을 복용하는 ‘24-4용법’을 선보여 체내 호르몬의 변화를 줄인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진화 끝에 정확하게 복용할 경우 99%의 성공률을 보이게 됐다.
피임약은 현재 세계적으로 1억명의 여성들이 복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8000만명은 유럽과 미국 여성들이다. 피임약 복용률을 보면 독일·프랑스 등 유럽국가는 20∼40%로 높은 반면 한국은 2%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태국(30.9%),싱가포르(10%) 등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 이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정서적 특성상 피임약 대신 콘돔이나 불임시술, 불임장치 등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2010-06-07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