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관객 “조승우 보면 가슴 설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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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2-28 00:00
입력 2004-12-28 00:00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다시 올려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26일 낮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나온 여성 관객들은 연방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려댔다. 그 앞에 조승우는 없다. 다만 곧 개봉을 앞둔 그의 영화 ‘말아톤’의 대형 포스터가 있을 뿐. 그 안에서 나이에 상관없이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는 그의 얼굴 옆에 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슴 설레는 일인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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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조승우 조승우
‘지킬‘의 인기가, 아니 조승우의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예매 현황에서 입증되었다. 내년 2월14일까지 총 30회로 예정돼 있는 그의 공연은 거의 매진된 상태.‘옥션’ 등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는 두 배 가격에 표가 거래되고 있기까지 하다. 객석을 가득 메운 이들의 80∼90%가 20대 중·후반 여성들. 간간이 짝을 이뤄 온 관객들도 있으나 여성 관객의 기세는 압도적이다.

드디어 막이 올라가고 조승우가 무대에 드리워진 천막 뒤에서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자 어디선가 가느다란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1막에서 터진 7번의 박수 갈채 가운데 4번은 그를 위한 것. 그의 독무대나 다름 없는 공연이라 그럴만도 하지만 반응은 남달랐다. 특히 그가 스스로 실험 대상이 되기로 결심하며 부르는 ‘디스 이즈 더 모먼트(This is the Moment)’는 객석 전체에 전율을 퍼뜨렸다. 리얼한 표정 연기와 카리스마 넘치는 열창에 강하게 빨려들어 갔던 관객들은 노래가 끝나자 자동반사적으로 우레같은 박수와 환호성을 터뜨렸다.

2막에서 그의 연기는 더욱 빛을 발했다. 때론 지킬로 때론 하이드로,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양면성을 동시에 표현해내는 그의 살아있는 연기는 소름을 돋게 할 지경이었다.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그의 인기가 거품이 아님을 입증해 주고도 남았다.

고뇌하던 지킬이 자신의 결혼식장에서 친구 존의 칼을 스스로 품고 죽으며 모든 공연이 끝났다. 박수 소리가 길게 이어지며 드디어 조승우가 무대인사를 위해 마지막으로 등장했을 때 객석은 더없이 흥분했다. 진행 요원들이 말릴 틈도 없이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사정없이 터지기 시작했다. 대다수 여성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그를 맞으며 콘서트장에 온 듯 소리를 질러댔다.

다른 공연자들이 무대를 비우고, 홀로 남은 그가 ‘팬서비스 차원’에서 묶었던 머리를 풀어헤쳤다. 탄성은 함성으로 변했고 몇몇 관객은 감격의 눈물까지 비쳤다. 배우의 이름이 ‘브랜드 파워’가 돼버린 요즘, 조승우란 이름 석자는 그가 어떤 영역에서 활동하든 확고부동한 팬층을 몰고 다니는 힘을 지니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 영화사나 공연 기획사들이 그를 잡으려고 안달이 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는 마지막으로 관객을 향해 기분 좋은 눈웃음을 지은 뒤 주먹 쥔 손을 위로 힘껏 내뻗고는 무대에서 사라졌다. 그가 남긴 여운을 조금이라도 더 붙잡고 싶었던 그녀들, 다시 ‘말아톤’ 포스터 앞으로 몰려들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04-12-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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