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할머니와 함께 대피실로 몸을 숨겼다. 할머니는 소녀의 어머니에게 수시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안전을 확인했다. 습격이 끝나면 사진을 찍어 보내겠다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이날 정오쯤 노야의 음성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모든 연락이 끊겼다.
해리포터 열혈 팬…마지막 음성 “엄마 무서워요” 손녀 아끼던 할머니, 80세 생일 앞두고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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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자폐증 소녀 노야 단(12)과 소녀의 할머니 카르멜라 단(80)이 18일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노야의 어머니 갈릿(사진)은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과의 인터뷰에서 딸의 마지막 음성메시지를 공유하며 눈물을 쏟았다. 칸 자료사진
노야의 어머니가 지난 12일 현지언론에 공유한 마지막 음성메시지에는 겁에 질린 소녀의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노야는 “엄마, 문에서 쾅 하고 큰 소리가 나서 무서웠어요. 할머니네 집 창문이 모두 깨졌고, 쾅 하는 소리가 또 났어요. 깨진 창문이 너무 많아요. 엄마 무서워요”라고 말했다.
하마스가 노야와 할머니를 납치한 것으로 추정되자, 소녀의 어머니는 12일 현지언론에 딸의 마지막 음성메시지를 공유하며 도움을 청했다.
어머니는 현지 공영방송 칸과의 인터뷰에서 “딸이 자폐증을 앓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을 다 안다”고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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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자폐증 소녀 노야 단(12)과 소녀의 할머니 카르멜라 단(80)이 18일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노야의 어머니 갈릿(사진)은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과의 인터뷰에서 딸의 마지막 음성메시지를 공유하며 눈물을 쏟았다. 칸 자료사진
노야와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은 15일 이스라엘 정부가 공식 소셜미디어(SNS) X(엑스) 계정에 공유하며 전 세계로 퍼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소녀 노야가 하마스에 의해 납치돼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노야는 해리포터의 열렬한 팬”이라며 해리포터 작가 조앤 K. 롤링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롤링은 “아동 납치는 비열한 일이고,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인질들이 조속히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쓰기도 했다.
하지만 노야는 결국 할머니와 함께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고, 이스라엘에선 공분이 일었다.
19일 이스라엘 정부는 “18일 노야와 할머니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 우리도 충격”이라며 “가슴이 찢어진다”고 밝혔다.
함께 납치된 소녀의 다른 가족 3명은 아직 실종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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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기습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자폐증을 앓는 소녀 노야 단(12)과 할머니 카르멜라 단(80) 등 가족 5명을 납치했다. 소녀와 할머니는 18일 숨진 채 발견됐으며 이들과 함께 납치된 오퍼 칼데론(50), 사하르 칼데론(16·사진), 에레즈 칼데론(12·사진) 등 소녀의 다른 가족 3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2023.10.20 CB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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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기습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자폐증을 앓는 소녀 노야 단(12)과 할머니 카르멜라 단(80) 등 가족 5명을 납치했다. 소녀와 할머니는 18일 숨진 채 발견됐으며 이들과 함께 납치된 오퍼 칼데론(50), 사하르 칼데론(16·사진 오른쪽), 에레즈 칼데론(12·사진 왼쪽) 등 소녀의 다른 가족 3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2023.10.20 CBS뉴스
이와 관련해 미국에 거주하는 소녀의 친인척은 20일 CBS에 “18일 노야와 할머니가 하마스에 의해 살해됐다는 이스라엘군(IDF)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 이들과 함께 납치된 오퍼 칼데론(50), 사하르 칼데론(16), 에레즈 칼데론(12) 등 소녀의 다른 가족 3명은 아직 실종 상태라고 말했다.
소녀의 친척은 “사촌들이 집 안에 있는 대피실에 몸을 숨겼는데,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연막탄을 던져 그들을 잡아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새벽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하마스는 무장대원을 침투시켜 대규모 살상을 저지른 뒤 민간인, 군인, 외국인 등을 다수 납치해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인질들은 하마스와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인 이슬라믹지하드(PIJ) 등에 억류된 채 가자지구 곳곳에 분산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수백명 납치…인질로 억류 첫 인질 석방…미국 국적의 모녀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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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미국 국적의 내털리 라난(왼쪽)과 어머니 주디스 라난이 20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계되고 있다. 2023.10.20 하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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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미국 국적의 내털리 라난(왼쪽)과 어머니 주디스 라난이 20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계된 후 이스라엘군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모녀는 이집트를 통해 이스라엘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3.10.20 이스라엘 정부/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