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트럼프’ 포상금 올리며 “마약상 죽여라”…법치실종 우려
수정 2016-06-06 10:24
입력 2016-06-06 10:24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두테르테 당선인이 연일 경찰과 군은 물론 시민들에게 범죄 용의자를 현장에서 사살해도 좋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당선인은 최근 마약상을 붙잡는 경찰관이나 군인에게 약속한 포상금을 최고 300만 페소(7천659만 원)에서 500만 페소(1억2천765만 원)로 올렸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용의자가 저항하면 총을 쏘라”라고 지시한 데 이어 “‘마약왕’이 죽었으면 500만 페소, 살았으면 499만9천 페소를 주겠다”고 말했다.
또 “200명에게 줄 만한 충분한 돈을 갖고 있다”며 “모든 ‘마약왕’을 죽여라”고 주문했다.
그는 일반인에게도 “범죄 용의자를 붙잡아 경찰서로 데려와야 한다”, “용의자가 무장하고 저항한다면 총을 쏴라, 그러면 메달을 주겠다”며 범죄와의 전쟁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마약 매매에 연루된 경찰관이 자진해서 사퇴하지 않으면 죽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범죄에 대한 이런 대응 방식은 범죄 용의자를 즉결 처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무분별한 총기 사용을 조장하며 사법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22년간 시장을 맡은 필리핀 남부 다바오 시에서 자경단을 운영하며 마약상 등 범죄자를 즉결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천700명을 죽였다고 말했다가 부인하기도 했다.
아킬리노 피멘텔 주니어 전 상원의원은 강력범을 처벌하기 위해 초법적 처형을 하기보다 차라리 사형제를 부활하는 것이 낫다며 두테르테 당선인을 비판했다.
국내외 인권단체들은 필리핀에서 법을 무시한 범죄 용의자 처형으로 인권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에르미니오 콜로마 대통령궁 대변인은 두테르테 당선인의 반 범죄·부패 정책과 관련, “어떤 대응 조치라도 법이 규정한 적절한 절차에 따라야 한다”며 지적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