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약혼비자’에 총기난사 불똥…검증절차 의문 증폭
수정 2015-12-05 16:31
입력 2015-12-05 16:31
수차례 신원조회 거쳤음에도 결과적으론 테러리스트 수용
파키스탄 국적자인 말리크는 가족과 함께 출생지인 파키스탄을 떠나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주했다가 파키스탄으로 돌아갔다.
그는 미국 국적자의 약혼자에게 발급되는 K-1 비자를 취득해 작년 7월 입국하기까지 여러 차례 정부의 신원조사를 받았기에 이런 검증 절차가 테러집단에 동조하는 인물을 걸러내는 데 부적합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 비자는 입국 90일 내로 결혼해야 한다는 단서가 달려 있으며 대면 면접, 지문 조회, 미국 테러감시명단 대조, 가족에 대한 점검 등을 거쳐야 해 심사 과정이 꽤 까다롭다.
주무부처인 미국 국무부와 국토안보부는 파키스탄처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근거지로 여겨지는 국가 출신에 대해서는 K-1 비자 발급을 승인하기 전에 추가적인 정밀조사를 한다.
이런 검증 절차는 말리크가 미국으로 이주해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파키스탄계 미국인인 파룩과 결혼하겠다고 비자를 신청했을 때부터 시작됐다.
약혼 비자로 미국에 온 외국인은 결혼 후에 2년 조건부 거주 자격을 얻으며 다시 영주권을 신청해 신원조사를 더 거쳐야 한다. 시민권은 영주권 취득 후 5년이 지나야 신청할 수 있다.
말리크와 파룩은 작년 8월 16일 결혼했으며 결혼 피로연은 리버사이드 이슬람센터 웨딩홀에서 열렸다.
K-1 비자 절차 수십 건을 처리해본 팔마 야니 변호사는 “이런 비자는 다른 비자보다 신원조사가 더 많이 이뤄지기에 보통 미국 입국을 쉽게 하려고 쓰는 비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총격으로 난민 수용에 대한 논란 역시 더욱 불붙게 됐다.
K-1 같은 비자 신청과 같지는 않지만, 난민 역시 신원조사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 검증 과정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검증 절차에 맹점이 있더라도 제도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야니 변호사는 “다른 곳 어디에서 어떤 행동을 한 게 아니라면 지문 등 생체 정보와 이름이 그 사람의 머릿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말해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말리크는 캘리포니아에서 지내면서 무슬림 공동체에 자주 나타나지 않았고 말리크를 만난 이들도 그의 성향을 잘 알지 못했다고 전하고 있다.
데이비드 리어폴드 전 미국이민변호사협회장도 “우리가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겠는가”라며 “언제나 개선의 여지는 있지만, 이 일로 약혼자 비자 제도 전체를 문제 삼는 것은 옳은 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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