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동식물이 고지대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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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 기자
수정 2008-10-11 00:00
입력 2008-10-11 00:00

지구온난화 탓… 1000m 오르면 5.2∼6.5℃ 낮아져 산으로 이동

열대 동식물도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피해가진 못했다. 기후변화의 최대 피해지는 양극 지역으로 여겨졌지만 실제로는 열대 동식물들이 더 큰 위협을 받고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미국 코네티컷 주립대 연구진은 “중미 코스타리카의 한 화산 우림지대 생태계를 연구한 결과 저지대 동식물들이 온난화에 밀려 산으로 올라가고 있었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산을 따라 올라가면서 약 2000종의 동식물 자료를 수집했다. 그 결과 절반가량이 현재의 서식환경을 유지하려면 남쪽이나 북쪽으로 수천㎞를 이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들 동식물은 이동보다는 산에 오르기를 선택했다. 고도 1000m를 오르면 기온이 섭씨 5.2∼6.5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산을 600m 올라가면 완전히 다른 환경이 펼쳐진다. 생존 조건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나마 이동조차 할 수 없는 종도 많다. 인간이 낸 도로 때문에 현재 숲은 극심한 파편화 현상을 겪고 있다.

연구진은 “열대 저지대 숲에서 동식물이 떠나면 빈 자리를 채울 새로운 종이 없다.”면서 “산으로 올라갈 수도 없는 동식물이 더위에 적응하지 못하면 멸종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또 “100년에 걸쳐 기온이 3.2도 상승하면 저지대 동식물 1902종 가운데 53%가 서서히 감소하는 ‘마멸’(磨滅)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소형 포유류들이 온난화에 따라 더 높은 산으로 올라가거나 활동범위를 좁히고 있다.”고 밝혔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08-10-1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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