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책과 장미/이순녀 논설위원

이순녀 기자
수정 2018-04-22 17:45
입력 2018-04-22 17:32
카탈루냐 관광청이 올해 처음으로 국내에서 ‘산 조르디의 날’ 행사를 열었다. 지난 21일, 22일 서울로 7017 장미무대와 교보문고 광화문점 등에서 책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장미꽃을 선물했다.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하는 동시에 카탈루냐 문화를 홍보하는 일석이조의 기획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책의 날에 책과 장미꽃을 나눠 주는 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독서단체 관계자들이 423명의 시민에게 책과 장미꽃을 증정할 예정이다.
책의 날을 하루 앞둔 어제 광화문광장이 거대 야외 도서관과 서점으로 깜짝 변신했다. 문체부와 책의해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책 축제 ‘누구나 책, 어디나 책’이 23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매년 청계광장에서 열던 행사를 올해는 광화문광장으로 옮겨 규모를 키웠다. 잔디광장에 탁자와 의자를 비치해 서재처럼 꾸민 ‘라이프러리’(라이프+도서관), 어린이들이 책 속에서 놀 수 있는 ‘북 그라운드’, 책 모양 조형물로 꾸민 ‘포토존’ 등이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한쪽에선 북콘서트와 저자와의 만남도 열렸다. 역사학자 신병주 교수가 강연하는 부스에는 자리가 부족해 선 채로 듣는 관객도 많았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고요서사’, ‘망고서림’ 등 독특한 개성으로 화제를 모은 독립책방의 부스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올해는 정부가 지정한 ‘책의 해’다. 1993년 이후 25년 만에 지정됐다. ‘함께 읽는 2018 책의 해- #무슨 책 읽어?’가 공식 표어다.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젊은 독자들을 위해 해시태그(#)를 붙인 것이 눈길을 끈다. 책을 읽지 않는 사회에 대한 위기감과 절박함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 아닐까 싶어 한편으론 씁쓸하다.
coral@seoul.co.kr
2018-04-2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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