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노인 학대 사회/강동형 논설위원
강동형 기자
수정 2016-06-16 01:10
입력 2016-06-15 22:38
보건복지부가 어제 ‘세계 노인 학대 인식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15 노인 학대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 학대의 유형은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신체적 학대, 모욕을 주는 정서적인 학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성적 학대, 재산을 빼앗는 경제적 학대, 부양 의무자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방임적 학대 등 다양하다. 이 밖에 노인 스스로 자신을 돌보지 않고 자살에 이를 정도로 생명을 위협받는 자기 방임도 노인 학대의 한 유형이다. 노인 학대 신고 건수는 지난해 1만 1905건으로 2014년에 비해 12.6%나 증가했다. 충격적인 것은 노인 학대의 85.8%가 가정에서 이뤄지고, 아들과 딸, 며느리와 사위, 손자와 손녀 등에 의해 행해지는 패륜 범죄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학대 행위자가 노인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약물이나 알코올 남용, 정신장애 등의 증상이 많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노인 역시 비슷한 처지에 있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요구된다.
노인을 학대하는 사회에서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노인 자살률 1위, 노인 빈곤율 1위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노인 학대 문제를 더 방치해서는 안 된다. 노인 학대의 실태를 조사하고, 노인들의 취업 확대와 복지증진 등 사회안전망을 더 촘촘히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전문 상담원 확보와 노인보호 전문기관 및 자활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초고령사회인 독일이 노인들의 취업을 확대해 각종 노인 문제를 극복하고 있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2016-06-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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