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광역버스 입석금지/문소영 논설위원
수정 2014-07-18 01:41
입력 2014-07-18 00:00
문제는 전면 좌석제의 현실성이다. 좌석제 전면시행을 앞두고 혼란을 예상한 국토부가 준비한 것은 수도권 직행좌석버스(광역버스) 62개 노선에 대해 모두 200여대의 버스를 투입했다. 하지만 언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거나, 각 노선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지 못한 비현실적인 조치였다. 현재 광역버스 노선은 112개로 200여대의 버스를 투입했다는 의미는 산술적으로 1개의 노선에 2~3대의 차를 더 배차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출근시간대 광역버스가 콩나물시루의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감당이다. 오는 8월까지 시범기간을 갖는다는데 여름방학이라 9월 초까지 대학생들의 승차 수요가 빠져 있다는 점을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현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못하면 경기에 사는 회사원들은 연속 지각을 하거나, 종점까지 갔다가 버스를 타는 ‘U턴 출근’을 해야 한다. 시간낭비와 버스비 이중 부담 등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수도권 출근자가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는 뉴스가 추가됐다. 국토부가 버스연합회의 요금인상 요구를 수용해 최소 500원에서 최대 1000원 인상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서울의 인구 분산 정책으로 1990년대 분당, 일산, 산본 등에 베드타운 수준의 신도시를 건설할 때 이런 소동을 고려하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관광버스의 추가 투입뿐만 아니라 2층 버스 도입 등이 논의되고 있다. 무엇보다 신도시가 서울의 위성도시가 아니라 자급자족도시로 전환되지 않으면 근본적 해결은 어려울 것 같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4-07-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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