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아파트 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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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 기자
임창용 기자
수정 2024-06-05 00:20
입력 2024-06-0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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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 한 분이 뜬금없이 밥 주는 아파트로 이사를 가겠다고 한다. 60대 중반의 독신인 그는 “끼니 차려 먹는 게 부담스럽다”며 “차려 주는 밥이 먹고 싶다”고 했다. 처음 들어 보는 소리에 그런 아파트가 어딨냐고 물으니 요즘 많이 생기고 있단다. 옆에 있던 아내가 자신도 며칠 전 친구 아파트에 놀러 가서 급식을 먹은 적이 있다며 장단을 맞춘다. 새로 들어서는 고가의 대단지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공동급식 시스템을 갖춘 단지들이 제법 있는 모양이다.

이미 서울 강남·서초구 등의 10여개 단지에선 유명 케이터링 업체들이 입점해 급식을 하는데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단지마다 차이가 있지만 7000원 안팎의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친척분에게 “실버타운에 가면 더 양질의 서비스를 받지 않느냐”고 하자 가격도 비싸고 노인들만 모여 있어 분위기가 처져서 싫다고 했다. 맞벌이 부부나 고령자들에게 매력적이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아파트 인근 식당들은 더 어려워지겠다는 오지랖이 발동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임창용 논설위원
2024-06-0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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