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청춘의 꽃/이동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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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구 기자
수정 2017-02-15 22:45
입력 2017-02-15 22:38
늦둥이 아들이 여드름에 시달리고 있다. 얼굴을 비롯해 가슴과 등짝 곳곳에 여드름이 극성이다. 몇 번에 걸친 병원 치료에도 별 차도가 없어 한동안 방치하다시피 했다. 짜증이 날 만도 한데 큰 불평 없이 씩씩한 모습으로 잘 지내는 게 참으로 대견하다.

여드름을 흔히 ‘청춘의 꽃’이니, ‘젊음의 상징’이니 미화해 댄다. 외모에 민감한 사춘기 시기에 하루가 멀다 하고 돋아나는 여드름을 달가워할 청춘은 없을 것이다. “난 사춘기 때 여드름으로 고생하지 않았는데 누굴 닮았나. 내 피부는 지금도 좋은데 웬 애먼 소리!” 죄 없는 아내와 네 탓 공방으로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낸다.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에 지인을 통해 여드름을 진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는 민간요법을 몇 가지 알아봤다. 며칠 전부터 잠자기 전에 동식물 등에서 추출한 진액을 발라 주고 있는데 효과는 미지수. “여드름이 빨리 없어져 여자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놓는 아들이 한없이 사랑스럽다. 티 없이 맑은 청춘에 생채기를 남기지 않고, 하루빨리 여드름이 자취를 감춰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동구 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2017-02-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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