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자기관리법/최광숙 논설위원

최광숙 기자
수정 2016-09-29 21:08
입력 2016-09-29 20:28
그런 국장 밑에서 일한 그 사무관이 훗날 장관 후보자로 인사청문회에 섰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올 사람 없다는 청문회에서 투기, 병역의혹, 위장전입, 교통법규 위반도 한 건 나오지 않았다. ‘무결점’이다 보니 “일생을 청백리로 살았다”는 칭찬이 나올 법도 했다.
얼마 전 그가 “그동안 ‘모든 것은 그렇게 시작한다. 작은 기념품에서 시작해 나중에는 밥 먹고, 술 먹고, 그러다가 돈이 오가며 사달이 난다’는 그 국장의 말을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공직 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지만 그 법이 없던 시절에도 ‘청백리’(淸白吏)들의 마음속에는 더 무서운 ‘자기관리법’이 있었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6-09-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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