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편지 단상/정기홍 논설위원
수정 2014-02-25 03:13
입력 2014-02-25 00:00
편지 단상은 편지봉투로 이어졌다. 편지를 주고받는 일이 뜸하다 보니, 변두리 저편으로 나앉아버린 게 편지봉투다. 경조사용이 아니면 쓰임새조차 찾기 힘들어졌다. 제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편지에 얽힌 추억은 잊히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로 숨진 학생의 아버지가 “원망은 거두자”며 탄원서와 같은 편지를 썼다고 한다. 아버지는 “딸아이를 대신해 쓴 연서로 봐달라”고 했다. 숙연해진다. 남북한 이산가족 만남의 행사가 진행 중이다. 통곡을 하고 헤어지는 모습을 보며 편지를 생각한다. 이산가족이 편지라도 주고받을 통로는 못 만들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4-02-2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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