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벼룩시장/최광숙 논설위원
수정 2013-11-06 00:06
입력 2013-11-06 00:00
스스로 산골처녀라고 하는 한 아가씨는 시골에서 가져온 밤도 팔고, 사과도 판다. 모두 농약을 치지 않아 믿을 만해 나도 몇 번 샀다. 수염을 멋지게 기른 일본 청년들이 직접 만드는 다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는 아이들한테 특히 인기다.
요즘 퇴근길에는 그 벼룩시장을 통과하는 코스를 택해 집으로 간다. 굳이 뭘 사지 않아도 슬쩍 둘러보는 것만도 재밌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좀 썰렁해 보이더니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꽤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저녁 무렵 바비큐에 생맥주, 커피 한 잔을 하며 가을의 낭만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사람 사는 냄새가 나 좋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3-11-0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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